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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예술]1만4200km… 페달 밟으며 만난 사람들

입력 | 2008-10-11 02:56:00


◇달려라 자전거/김성만 지음/368쪽·1만5800원·책세상

중국 상하이에서 유라시아 대륙의 끝 포르투갈 리스본에 이르기까지 달랑 배낭 하나 짊어진 채 자전거를 타고 횡단했다. 저자는 2001년부터 유라시아 여행을 준비한 후 2006년 6월부터 2007년 9월에 걸쳐 마무리한 대장정을 사진과 에세이로 담아냈다.

자전거로 하는 여행은 우여곡절이 많다. 결정적일 때 타이어에 펑크가 나고 신나게 달리다 보면 배낭이 떨어져 나가고 없다. 혼자 페달을 밟고 인적이 드문 곳을 몇날 며칠이고 달릴 때는 지독한 외로움이 밀려오기도 한다. 티베트, 파키스탄, 이란 등 위험지역을 여행할 때는 위험한 일도 생길 수 있고 비자 문제 등 예측하지 못한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저자는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1만4200km의 길 위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헤어지며 다양한 삶의 방식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오밀조밀한 여행담과 함께 장대한 위용을 보여주는 유라시아 대륙, 히말라야의 절경에서부터 인도와 터키 등의 유적지, 스페인 중부 고원의 드넓은 풍경까지 한숨에 감상할 수 있다.

눈부시게 파란 하늘과 인적 없는 고요한 들판, 외길이 지평선까지 아득하게 뻗어 있는 사진을 보노라면 당장이라도 달리고 싶다. 힘차게 페달을 밟고 달리는 숨소리와 이국에서 불어오는 시원한 바람까지 생생하게 전달된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