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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카페]환율쇼크 ‘직격탄’… 울고싶은 여행업계

입력 | 2008-10-13 02:55:00


“여행사 주가 4분의 1 토막으로

예약 취소 쇄도…면세점 썰렁”

화려한 잔치는 끝난 듯합니다.

최근 다소 주춤해지긴 했지만 원화 환율 급등(원화가치는 급락)의 후폭풍이 살벌하게 와 닿습니다. 환율 폭등의 압박을 견디다 못한 국내 여행사들은 이달 말부터 해외 여행상품 가격을 올립니다.

하나투어는 18일부터 해외여행 상품에 달러당 1320원의 환율을 적용합니다. 모두투어는 24일부터 기존 달러당 1100원에서 1350원으로 적용 환율을 높입니다. 이 내용을 홈페이지에 공지하자 예약 취소가 평소보다 2, 3배 늘었다고 합니다.

정기윤 하나투어 팀장은 “출발 3개월 전에 여행상품을 만들기 때문에 이달에 출발하는 상품은 달러당 1050원으로 구성됐다”며 “이번에 환율 인상분을 적용하면 몰디브 허니문 상품의 경우 최대 30만 원 정도 가격이 오른다”고 설명했습니다.

여행업계는 환율 인상과 글로벌 경기 불황의 직격탄을 맞은 듯합니다. 경제가 ‘잘나가던’ 지난해 8월과 지난주 주가를 비교해 볼까요. 하나투어는 10만1000원에서 2만5000원, 모두투어는 5만9400원에서 1만4200원으로 각각 주가가 4분의 1토막으로 떨어졌습니다.

해외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였던 면세점 쇼핑도 찬밥 신세가 됐습니다. 루이뷔통은 환율이 크게 올라 이달 들어 면세 가격을 5% 내렸는데도 백화점 가격보다 비싼 기이한 현상이 생겼습니다. 국내 면세점들은 최근 ‘환율 보상’이란 명목으로 30% 이상 할인해 주지만 약발이 없습니다. 누구나 돈 쓰기가 불안하기 때문이겠죠.

경기 불황으로 요즘 외신에선 ‘세일 사냥꾼(bargain hunter)’이란 말이 종종 보입니다. 콧대 높은 럭셔리 브랜드조차 할인 판매를 하기 때문에 부자들에겐 지금이 쇼핑의 기회란 것이죠. 하긴 요즘 제주 특급호텔들에는 오일 머니로 돈을 번 러시아 부호(富豪)들의 장기 체류 여행이 급증했다고도 합니다. 여행업계에서 드러나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입니다.

Ε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