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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衡無心輕重自見, 鏡無心姸蚩自見

입력 | 2008-10-14 03:00:00


衡(형)은 저울대 또는 저울을 가리킨다. 중간의 角(각)과 大(대)가 의미요소로, 본래는 뿔에 받히는 것을 막기 위해 소의 뿔 위에 가로 대는 막대이다. 문의 가름대나 난간을 가리키며, 均衡(균형)이나 衡平(형평)처럼 평평하거나 고르다, 衡量(형량)이나 銓衡(전형)처럼 저울질하거나 비교하다 또는 골라 선발하다의 뜻이 있다. 가로 또는 가로지르다의 뜻이면 ‘횡’으로 읽는다. 連衡(연횡)은 連橫(연횡)과 같다.

輕(경)은 重(중)과 상대적으로 가볍다는 뜻이다. 車(거)가 의미요소로 본래는 날렵한 수레를 가리킨다. 輕快(경쾌)처럼 빠르다는 뜻과 輕薄(경박)하다, 輕視(경시)하다의 뜻도 있다. 輕重(경중)은 가벼움과 무거움 또는 무게 외에, 신분의 고하 또는 일의 크고 작음 등도 의미한다.

見(견)은 사람인 인(인) 위에 目(목)을 두어 눈의 보는 작용을 나타냈다. 여기서처럼 드러나다의 뜻이면 ‘현’으로 읽으며 現(현)과 통한다. 鏡(경)은 거울이다.

姸(연)은 곱다 또는 맑고 아름답다는 뜻이다. 속담 姸皮不과癡骨(연피불과치골)은 고운 피부는 둔한 뼈를 싸지 않는다, 즉 외모가 아름다우면 훌륭한 재능도 갖추고 있다는 말이다. 표리가 일치함을 비유하기도 한다.

5(치)는 姸(연)과 반대로 추하다는 뜻이다. 蚩(치)는 본래 전설 속의 바다짐승인데, 그 외에 비웃다, 어리석다, 추하다는 뜻이 있다. 비웃다의 뜻인 嗤(치), 추하다는 뜻의 5(치)는 뒤에 생긴 파생자이다. 姸5(연치)는 美醜(미추)와 같다.

利害(이해)나 好惡(호오)가 개재되면 공정성과 객관성은 손상된다. 진정으로 공정하고 객관적이려면 인지상정(人之常情) 중에서도 떨쳐버려야 할 것이 적지 않다. 明(명) 彭汝讓(팽여양)의 ‘木궤冗談(목궤용담)’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