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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왕의 권위’뽐낸 2900년전 황금 공예

입력 | 2008-10-14 06:58:00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는 페르시아가 기원전 6세기 세계 제국을 건설하기 이전부터 아름다운 황금 공예 기술을 발전시켜 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 대표적 유물이 ‘쌍(雙)사자 장식 팔찌’(기원전 9세기∼기원전 8세기)다.

이 팔찌는 이란 고원과 터키, 아르메니아 지방에서 번성했던 우라르투 왕국의 유산이다. 출토지는 이란 북서부 코르데스탄 지방.

세밀하게 조각된 갈기는 우라르투의 미술에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이다. 사자는 왕권을 상징하기 때문에 이 팔찌를 찼던 사람은 우라르투 왕국의 왕족이었을 것으로 보인다.

우라르투인들의 섬세한 금속 세공 기술은 페르시아 아케메네스 왕조의 문화에 큰 영향을 줬다. 기원전 8세기 번성한 우라르투 왕국은 이란 고원에서 메디아인, 아시리아인과 전투를 벌였고 히타이트의 뛰어난 철기문화를 계승해 수준 높은 금속문화를 이룩했다. 기원전 6세기 아케메네스 왕조의 캄비세스 1세에 의해 멸망했다.

팔찌의 양 끝은 이빨을 드러내며 으르렁거리는 사자의 얼굴을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자연스럽고 균형 있는 곡선이 섬세한 조형미를 드러낸다. 팔찌 양 끝에서 서로 마주 보고 있는 사자 장식은 갈기와 이빨을 세밀하게 표현했는데, 사자의 눈과 피부 주름, 그리고 이빨 사이로 내민 혀까지 정교하게 조각돼 2900여 년 전 상당 수준으로 발달했던 금속 세공 기술을 뽐낸다.

국립대구박물관, 평일 오전 9시∼오후 6시, 수·토요일 오전 9시∼오후 9시, 공휴일 오전 9시∼오후 7시. 월요일 휴관. 어른 1만 원, 학생 9000원, 어린이 8000원. 1688-0577, www.persia2008.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