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름이 끊길 정도로 마시고도 어떻게 집에 돌아갈 수 있을까?/가와시다 류타·다이라 마사토 지음/고은진 옮김/188쪽·9000원·현문미디어
애주가와 금주가인 두 명의 뇌 과학자가 술에 관한 여러 가지 의문점과 알코올이 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는 책이다. 저자들은 술이 취했어도 인간이 집에 돌아가는 이유는 인간의 뇌에 있는 ‘내비게이션’ 기능 때문이라고 한다. 알코올을 마셔서 뇌의 기능이 떨어졌어도 뇌는 제 기능을 발휘하는 데, 뇌에 지도가 들어 있어서 만취하여 기억을 떠올릴 수 없는 상태(뇌가 마비된 상태)에서도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경로를 불러내 술 취한 자신을 무사히 집으로 데려간다는 것. 그러나 술에 취하면 새로운 기억을 만들지 못하기 때문에 ‘집으로 돌아간 과정’은 알 수 없다. 이 밖에 술을 마시면 인간의 뇌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에 대해서도 다뤘다. 특히 각 장의 끝 부분에는 ‘두 저자의 한마디’ 코너가 마련돼 애주가와 금주가로서 서로의 입장에서 내용 코멘트를 한다. 알아두면 유익한 술에 관한 토막 상식도 실려 있다.
◇이중인격(지킬 앤 하이드 신드롬)/비벌리 엔젤 지음·최정숙 옮김/352쪽·1만3000원·미래의창
만약 주변에 한순간 착하고 다정하다가 다음 순간 사납게 돌변하는 사람, 가족들에게 대하는 태도와 밖에서의 행동이 다른 사람, 성격이 돌변스러워 언제 불 같이 화를 내며 날뛸지 모르는 사람이 있다면 이 책을 주목해 봐야 할 것 같다. 고전 ‘지킬 박사와 하이드’에서는 지킬 박사가 하이드로 변신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조제한 약을 먹었지만 현실 세계에서는 그런 약 조차 필요 없다. 이들은 주변 사람을 끊임없이 괴롭히면서도 자신이 화를 내는 이유는 자신의 탓이 아니라고 주입시킨다. 주변 사람은 자신이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가해자라는 인식을 한다. 부부 상담 치료사인 저자는 수많은 실제 사례를 통해 우리 주변의 지킬앤 하이드를 돌아보게 하고 이들로 인해 엄청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에게 대응 법을 알려준다.
◇심리학 초콜릿(나를 위한 달콤한 위로)/김진세 지음/264쪽·1만2000원·웅진윙스
정신과전문의 20대 여성을 위한 심리학 서적을 펴냈다. 저자가 진료실에서 만난 20대 여성들이 사랑과 주변 관계, 자신감 부족 등으로 고민하고 있다는 사실을 접하고 같은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펴낸 책이다. 저자가 일관되게 전하는 메시지는 누구보다 자신을 사랑하라는 것. 겉으로 보기에 나르시스트일 정도의 자존심이 강해 보이는 20대에게 진정한 자기애는 없고 남이 나를 어떻게 평가하는 지 ‘타인의 시선’에만 더 중요시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열등감을 감추기 위해 자존심으로 스스로를 걸어 잠그지 말고 자존감을 세우라고 조언한다. 그때서야 불안과 중독, 질투와 의심은 멈출 것이며 세상도 당신을 사랑해 줄 것이라고 말한다.
◇당신의 뇌를 믿지 마라/캐서린 제이콥슨 라민 지음·이영미 옮김/328쪽·1만3000원·흐름출판
잘 써지던 글이 꼬이고 책을 다 읽을 때쯤 첫 장의 내용이 기억나지 않는 이유는 뭘까. 뉴욕 타임즈 등 25년간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온 과학전문 기자가 건망증의 원인과 해결책을 찾아 직접 몸으로 겪어낸 ‘임상 체험 보고서’를 펴냈다. 뇌에 관한 잘 몰랐던 상식도 알려준다. 머리를 자주 부딪치면 정말 멍청해 진다. 어린 시절 스킨십이 적을수록 뇌가 빨리 노화된다. 폐경 여성이 호르몬제를 복용하면 정말 머리가 좋아한다고 한다. 뉴런이 고장을 일으키거나 죽는 걸 방지하는 데 에스트로겐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시중에 판매되는 머리 좋은 약이 특정인에게 부작용을 유방하는 등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정보의 오류도 지적해 준다. 이 책에서는 사회가 디지털화 될 수록 뇌를 쉽게 지치게 하고 사고력을 감퇴시켜 노화를 촉진한다고 경고하기도 한다. 저자는 디지털에 익숙한 엄지족들이야말로 뇌질환을 경계해야 하는 1순위로 보고 있다.
◇잭팟 심리학/리처드 와이즈먼 지음·이은선 옮김/280쪽·1만1000원·시공사
‘괴짜 심리학’으로 유명한 영국 허트포드셔대 심리학과 교수인 저자가 이번에는 그동안 비과학적인 주제로 외면 받아온 ‘행운’에 대해 연구 분석했다. 저자는 8년 간 수백 명의 행운아와 불운아들을 집중 인터뷰하고 실험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를 벌이고 이 과정에서 행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되는 요소들, 성실성 지능 미신 우연 초자연적인 힘 등에 대한 연관성을 파악한다. 저자가 책에서 강조하는 바는 ‘행운은 학습할 수 있는 대상’이라는 점이다. 행운은 우연도 운명도 아닌 개인의 사고방식과 태도가 빚어내는 결과물로 운이 좋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두 배로 많이 웃고 상대방과 시선을 자주 맞추었다. 또한 이들은 세상을 대하는 시각이 느긋했다. 기회를 잡으려고 애를 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기회가 찾아왔을 때 놓치지 않는 편이다. 반면에 운이 없는 사람들은 잔뜩 긴장한 얼굴로 세상을 대한다. 행운아로 거듭나고 싶다면 저자의 말에 귀를 기울여 보는 건 어떨까.
최현정 동아닷컴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