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발전 이끄는 끊임없는 혁신-도전 의식
《‘경쟁 없는 시장 공간을 창출해 경쟁을 의미 없게 만드는 성공 전략.’
2005년 올해의 책, 최고의 경영 도서·경영 키워드 등으로 극찬을 받은 ‘블루오션 전략’을 가장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서평이다.
저자들은 이 책을 통해 지난 역사에서 성공한 기업들은 경쟁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블루오션 전략으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진 시장 공간을 창출했다는 공통점이 있다고 강조한다.
기존의 시장에서 제품 차별화에 매달리며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몸부림치는 레드오션 전략이 이제는 기업에 성공을 보장하는 필수조건이 아니라는 것이다.
성공한 기업들이 블루오션을 창출할 수 있었던 근본 요인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나서는 기업가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블루오션 전략은 기업가들에겐 리더로서 갖춰야 할 경영 마인드로,
직장인들에겐 기업가형 인재로 성장하기 위한 덕목으로 각각 자리 잡았다.
그렇다면 한국에서는 누가 최초로 블루오션 전략을 통해 기업가 정신을 발휘했을까.
물론 역사적 고증이 필요하겠지만 아직까지는 ‘해상왕’ 장보고가 그 대표적인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다음 글을 읽어보면 장보고가 어떻게 기업가 정신을 발휘했는지 알 수 있다. 》
―한국경제교육학회 편, ‘차세대 고등학교 경제’, 180쪽
내용 장보고는 해상 상업 제국을 ‘청해진’에 이룩한 해상 무역왕이다. 1200년 전 그는 신분 차별 사회에서 이를 실력으로 극복하고 무역 패권을 장악했다. 그는 신라시대에 중국, 일본, 신라에 근거지를 두고 해상 무역권을 장악하였을 뿐 아니라 동양 3국의 무역을 주도하였으며 서방 세계와의 무역을 총괄하는 명실상부한 무역왕이었다.
장보고가 민간 교역의 신기원을 열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기존의 고정관념에 사로잡히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평가된다. 그는 골품제도라는 신분 질서에 찌든 신라의 귀족들과는 달리 고정관념이 없었으며 청해진 설치, 민간 교역 과정에서 끝없이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했다.
청해진은 당시 무역과 관련된 복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했다. 민간 무역뿐 아니라 정부의 무역 대행, 한중일 3국 정부 공식 사절 안내, 여객 운송, 선박 건조와 수리, 통역 및 선원 제공, 종교 문화 지원 등의 기능을 보유했다. 장보고의 경쟁 우위는 유형적인 것 외에도 무형적인 것에서 더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정확한 항로의 파악, 항해술과 조선술, 각 지역의 산물과 거래 방식에 대한 지식, 조직 내부의 가치와 이념 등은 당시의 해양 무역에서 절대적으로 중요한 무형의 경쟁 우위 요소였다.
경쟁없는 블루오션 찾기 보단
실패위험 무릅쓰는 모험 필요
이해기업가 정신(entrepreneurship)은 기업 경영의 핵심 요소로 ‘시도하다’ 또는 ‘모험하다’라는 뜻의 프랑스어 ‘entreprendre’에서 유래했다. 기업가 정신의 의미를 이론적으로 정립한 최초의 학자는 미국의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다. 슘페터는 1911년에 발표한 ‘경제발전론’에서 “고전학파에서 말하는 균형이란 아무런 움직임이 없는 정태의 상태”라고 정의했다. 이러한 균형을 깨는 이가 바로 기업가이며 그런 의미에서 기업가는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된다는 것이다.
슘페터는 기술의 혁신과 발전은 바로 기업가의 무한한 도전의식에서 비롯된다고 봤다. 기업가는 새로운 기술을 발명할 뿐 아니라 시장을 개척하거나 비용을 절감하는 생산 방법을 도입함으로써 한 나라의 경제를 발전시킨다. 또 자원과 자본을 연구개발(R&D)에 투자해 혁신을 일으키고 경제를 이끄는 주역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블루오션 전략이 기업가 정신의 취지를 대변한다고 할 수 있을까. 블루오션 전략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라면 이는 물론 기업가 정신에 해당한다. 그러나 블루오션 전략은 경쟁 없는 시장으로 진출해 성공을 보장받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기업가 정신은 실패 가능성이라는 위험을 무릅쓰고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블루오션 전략이 ‘경쟁 없는 시장에서의 성공전략’으로 요약될 수 있다면 이는 기업가 정신의 한 측면인 ‘혁신’을 설명할 수는 있어도 또 다른 측면인 ‘도전의식’을 담아내지는 못한다. 다시 말해 블루오션 전략은 ‘모험’이라는 기업가 정신을 대변하기보다는 ‘보험’에 들어 위험을 줄이는 전략이다.
지금은 단지 성공을 위해서 경쟁이 없는 곳에 진출하기보다는 끝없는 창조적 혁신과 모험 정신을 통해 국가 경제성장에 이바지하는 기업가가 필요하다. 그런 진정한 기업가 정신이야말로 요즘 시대가 요구하는 덕목이 아닌가 싶다. 장 경 호 인하대 사회교육과 교수
:: 블루오션 전략
한국인 김위찬 교수와 프랑스의 르네 모보르뉴 교수가 제창한 기업 경영전략론. ‘블루오션’(푸른 바다)은 가치 혁신으로 새롭게 창출해 낸 무(無)경쟁 시장을 말하며, 한정된 자원을 놓고 경쟁자들이 치열한 싸움을 벌이는 ‘레드오션’(붉은 바다)과 상반되는 개념이다. 이에 따르면 기업들은 경쟁자를 이기는 데 힘을 쏟지 말고 그 대신 새로운 시장을 창출해 경쟁 자체에서 벗어나야 한다. ‘블루오션 전략’은 2005년 책으로 나오자마자 경제경영서로는 드물게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당시 국내외 기업들의 최고 화두로 부상했다.
정리=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