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론 투자해볼 만… 장기적 관점서 우량주 선택을”
Q:주식 투자를 고민하는 40대 직장인입니다. ‘위기가 기회’란 말이 있듯 최근의 국제 금융위기 상황이 좋은 주식 투자 기회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외환위기 당시 투자를 하지 못한 아쉬움도 커서 이번에는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도 있습니다.
두 가지에 대해 답변을 드리고자 합니다. 하나는 지금이 투자할 시기인가이고, 다른 하나는 적당한 주식은 무엇인가입니다.
저는 현 시점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인한 신용위기가 최악의 상황을 지났다고 생각하고 주식시장도 안도감이 만들어 내는 단기적인 랠리(주가 상승)가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때를 되돌아보면, 1997년 12월 26일부터 주가 하락이 멈추고 반등하기 시작합니다. 12월 26일 이전에는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이나 세계은행 등의 자금지원 협상 뉴스조차 투자 심리를 돌려놓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IMF 자금 조기 지원이 확정되면서 주가는 반등했습니다.
현재 상황도 유사합니다. 2008년 10월 초 미국 정부의 7000억 달러 구제금융 법안이 의회에서 통과됐지만 주가는 더 빠르게 하락했습니다. 추가적인 후속 조치들도 효과가 없었습니다. 그러나 은행 주식의 정부 매입 등 구제금융안이 구체화되고 미국 유럽 일본 등이 금융 경색 해소를 위해 달러를 무제한 공급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주식시장은 안정을 되찾고 있습니다. 외환위기 당시 한국의 주가는 1997년 말 국가부도 위기를 벗어나고 1998년 1월 한 달간 약 51% 상승했습니다. 현 시점은 단기적으로 주식투자의 적기라고 판단합니다.
주가 반등의 지속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리보금리나 CP금리 등 단기금리 추이를 관찰해야 합니다. 단기금리가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면 신용경색이 차츰 완화된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외환위기 당시의 주가 반등과는 다르게 반등 폭이 작고 기간도 짧게 끝날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주가가 바닥권에서 머무르는 기간이 예상보다 길더라도 손실을 최소화하고 시간이 지난 후 높은 투자수익을 얻는 주식을 골라야 할 겁니다.
저는 현 시점에서 투자가 유망한 주식을 삼성그룹 주라고 생각합니다.
외환위기 직후 1998년 1월에도 삼성그룹 주식의 수익률이 돋보였습니다. 대형주 수익률 상위 5개 중 4개가 삼성그룹 주식이었습니다. 외환위기 당시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금융위기는 신용위기 문제이기 때문에 재무 안정성이 높아 부도 리스크가 거의 없는 삼성그룹 주식이 좋은 투자 대안이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실제로 국제적 신용위기 상황이 심각해진 10월 혹은 최근 3개월간의 주식형펀드 수익률도 삼성그룹 주식이 상대적으로 좋은 성과를 냈습니다. 신용 경색 상황이 단기간에 끝나지 않는 문제라면 앞으로의 투자유망주 또한 ‘삼성그룹 주식’일 것으로 판단됩니다.
조윤남 대신증권 투자전략부장
정리=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