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춤추는 도시’ 프로젝트. 사진 제공 서울세계무용축제 조직위원회
서울무용축제 ‘춤추는 도시’ 28일까지 4차례 거리 공연
14일 낮 12시 빌딩 숲 한가운데 자리한 여의도공원. 경쾌한 음악이 울려 퍼지자 넥타이를 맨 회사원들이 길을 걷다 멈춰 섰다. 병풍 뒤에서 흰 원피스 차림의 무용수들이 나와 춤추기 시작했다.
이 현장은 제11회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의 ‘춤추는 도시’ 프로젝트다. 무용이 무대 밖으로 나와 관객이 있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는 이벤트다. 이날 공연은 남성과 여성이 서로에 대해 갖는 편견을 표현한 창작무용 ‘한정미의 오만과 편견’.
공연 초반 “뭘 보여주려는지 궁금하다”며 소곤대던 사람들은 이내 춤에 빠져들었다. 무용수들이 서로 옷을 잡아당기면서 상대방을 자신에게 억지로 맞추려는 몸짓을 코믹하게 표현할 때 웃음이 터져 나왔다.
음악이 꺼지고 무용수가 팔과 어깨의 움직임으로 몸이 만들어내는 우아한 선을 보여줄 때는 관객들도 숨죽이며 집중했다. 무용수들이 관객 사이로 들어가 춤을 출 땐 당황하면서도 즐거운 표정이었다. 20여 분의 짧은 공연이 끝나자 사람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회사원 최영수(29) 씨는 “빡빡한 도시생활 속에서 무용수의 공연을 보게 되니 신선하다”면서 “무용수들의 땀방울을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던 것도 낯선 체험”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이현아(21) 씨도 “무대 아닌 곳에서 무용을 감상할 수 있어 즐거웠고 무용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무용과 관객이 ‘스킨십’ 하는 기회인 ‘춤추는 도시’는 25일 오후 4시 인사동 거리에서 ‘유은주의 도시춤악대’, 25, 26일 오후 6시·오후 7시 용산구 현대아이파크몰에서 ‘조엘부비에무용단의 쇼윈도의 춤’, 28일 오후 6시 50분 종로구 KT아트홀 카페에서 ‘성한철의 한잔 하실래요’가 이어진다. 02-3216-1185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