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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니즘 컴백①]비 “나도 우울하고 흔들릴 때 있다”

입력 | 2008-10-16 07:58:00


가수 비(본명 정지훈)는 할 말이 많았다.

자신을 둘러싼 오해와 편견부터 ‘월드 스타’로 살아가는 삶, 박진영으로부터 독립까지. 편안한 차림에 화장기 하나 없는 얼굴로 마주한 그는 ‘톱스타 비’가 아닌 ‘인간 정지훈’으로 모든 이야기를 털어놨다.

‘콧대 높고 건방지다’는 오해에 대해 “저 쉬운 사람이에요”라며 억울해 하는 모습에서는 가식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5집 ‘레이니즘’(Rainism)으로 다시 팬들에게 돌아오다.

이번 앨범은 그에게 매우 큰 의미를 가진다. 박진영을 떠나 독자적인 음반 레이블을 설립하고 처음으로 낸 앨범이자 철저하게 ‘자신의 색’으로만 칠한 작품이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박진영’이라는 울타리가 있었지만, 이제 호평과 혹평 모두 고스란히 그의 몫이다. 하지만 비는 여유로웠다. “음원만 공개해서 1위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환하게 웃는 그에겐 자신감도 넘쳤다.

● “이번엔 노래에 중점…보컬 트레이너 3명에게 지도 받았다”

-‘레이니즘’이라, 자기 색을 찾은 앨범이라고 할 수 있나.

“1집도, 2집도 내 색이었다. 지금까지 내가 해왔는데 다른 사람 색은 아니지 않은가. ‘레이니즘’은 다만 내가 중심에 있는 것이다. 이번 앨범에서 정체성은 하나다. 예전의 비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성숙해졌다. 푹 끓여낸 사골국물 같이(웃음). 똑같은 비지만 또 다른, 새로운 모습이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컴백 무대 봤는데 ‘비가 저렇게 노래를 잘 불렀나’ 감탄했다.

“이번에 노래에 중점을 뒀다. 옛날에는 발성이 좀 약했는데, 보컬트레이너를 3명을 두고 3가지 장르로 꾸준히 연습했다. 목소리에 힘이 생긴 것 같아 만족스럽다.”

-왠지 여유로워 보인다.

“예전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상 욕심 없어요’라고 말해도 시상식에서 반드시 상을 탔어야 했다(웃음). 난 감사하게도 다 해봤다. 이제는 다음으로 가야한다. 세계에 진출해서 한국 음악도 알려야 하고. 이제 뭘 해야 할지 알 것 같다.”

-이번 5집은 “독립해서 얼마나 잘 하는지 보자”는 시각이 많다.

“난 늘 똑같았다. 보는 관점에 따라서 다른 것 같다. (박)진영이 형과 파트너로서 둘의 시너지 효과를 냈다고 보는 시각, (박)진영이 형이 도와줘서 비가 성공했다는 시각, 정지훈이 열심히 해서 된 거라는 시각. 다 맞다. 앨범이 잘 되도, 못 되도 난 ‘비’다. 나아갈 길이 많은 비.”

-비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데.

“맞다. 나를 진짜 크게 보더라. 난 그냥 난데.”

-앨범 발표에 대한 부담이 그 어느 때보다 컸을 것 같다.

“사람들이 부담되지 않았냐고 물어보는데 내 대답은 ‘No!’다. 즐겁다. 2년 만에 토크쇼도 나가고(웃음). 콘서트도 할 거다. 그리고 나 잘 되고 있지 않은가. 하하. 솔직히, 무대 서기 전에 음악만으로 온라인 차트 1등 해본 적이 없었다. 처음이다.”

스포츠동아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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