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밀리 레스토랑 빕스는 샐러드에 쓰이는 수박, 파프리카, 버섯 등 농산물에 대한 고객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올해 6월부터 매달 소비자들을 초청해 직접 산지를 체험케 하는 ‘자연애 발견’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제공 빕스
‘먹이고, 보여주고, 써보게 하고….’
유통업계에서 ‘믿음’을 파는 신뢰 마케팅이 한창이다.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이 얇아진 데다 최근 잇단 먹을거리 안전사고까지 겹치자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오비맥주는 16일 카스 생맥주를 파는 전문점을 대상으로 제품의 맛과 품질을 보증하는 ‘생맥주 품질인증제’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생맥주 안에 포함된 탄산 함량과 거품양, 생맥주의 온도 등은 물론 생맥주를 담는 유리잔의 청결 상태, 생맥주 보관기기의 압력까지 21개 항목을 영업사원이 매달 꼼꼼히 점검해 합격한 업소에는 소비자들이 믿고 마실 수 있다는 품질인증을 해준다는 내용이다.
이상백 오비맥주 정책홍보팀 전무는 “생맥주의 특성상 점포마다 제각각인 맛과 품질을 균질화하기 위해 품질인증제를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소비경기에 직격탁을 맞은 외식업계는 고객들을 직접 산지(産地)로 ‘모셔’ 품질에 대한 신뢰를 높이려는 체험 마케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CJ계열의 패밀리 레스토랑인 빕스는 올해 6월부터 매장을 찾은 고객들을 추첨해 샐러드로 쓰는 수박이나 파프리카, 버섯 산지를 찾아 농산물을 직접 수확하고 요리해보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100% 환불’이라는 초강수를 둔 기업들도 있다.
LG생활건강은 가격이 기존 제품의 2배가량인 ‘페리오 덴탈 클리닝시스템’을 선보이면서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하면 구매금액을 모두 환불해주는 행사를 다음 달 말까지 진행 중이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청량감을 높이는 성분을 더한 새로운 개념의 치약을 내놓으면서 소비자들이 ‘써봐야 안다’는 판단 아래 환불을 마케팅 수단으로 택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온라인쇼핑몰에서 위조품을 구입해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많아지자 오픈마켓(온라인 장터)인 11번가는 업계 최초로 소비자가 산 제품이 위조품으로 확인되면 결제대금을 110% 환불해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현재 11번가에서 위조품 확인이 가능한 브랜드는 불가리, 까르띠에, 샤넬 등 34개로 앞으로 브랜드 수를 늘려갈 예정이다.
한국피자헛은 가정에 배달된 피자가 적정 온도 이상으로 유지되지 않으면 환불해주는 ‘핫 앤드 온 타임’ 서비스를 하고 있다.
피자 배달원은 고객 앞에서 온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카드를 피자상자 바닥에 대 제품 온도를 알려준다. 온도가 적정 수준인 약 45도일 때는 카드에 ‘핫(hot)’ 표시가 나타나지만 그렇지 않을 때는 돈을 받지 않고 피자를 공짜로 준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