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손바닥만 한 ‘전문가용 디카’ 원리는?
지금보다 크기가 절반밖에 되지 않는 전문가용 카메라가 나온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작은 핸드백에 들어갈 정도로 손바닥만 하다고 하는데 원리가 궁금해요.
렌즈 뒤 거울 없애 카메라 크기 줄여
A흔히 ‘DSLR’라고 불리는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는 큰 덩치 탓에 일반 소비자는 다루기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올림푸스는 기존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 크기의 절반에 불과한 새 제품의 외형을 선보였어요.
작은 덩치의 비결은 단순한 내부 구조에 있습니다. 지금까지 시판된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의 내부 구조는 잠망경과 비슷했어요. 렌즈를 통해 들어온 빛을 하늘 방향으로 비스듬히 누워 있는 거울에 부딪치게 한 뒤 카메라 안 상단부에 달린 프리즘에 한 번 더 통과시켜 방향을 꺾는 구조였죠. 카메라 뒤의 작은 창을 통해 보이는 영상은 이렇게 만들어져요.
이번에 개발 중인 제품은 빛을 꺾는 거울과 프리즘을 없앴습니다. 대신 필름 기능을 하는 전자 장치인 ‘이미지 센서’를 카메라 렌즈 뒤에 바짝 붙였지요. 빛이 복잡하게 이동할 필요가 없어진 것입니다. 소비자들은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영상을 볼 수 있게 됐습니다. 거울과 프리즘이 차지하던 공간이 사라지자 당연히 덩치가 줄어들 수밖에 없었지요.
기존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가 빛을 굳이 복잡하게 이동시킨 이유는 뭘까요. 아날로그 카메라 렌즈를 디지털 카메라에서도 계속 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디지털 카메라가 처음 등장했을 때, 아날로그 카메라의 구조를 차용하지 않았다면 사용자들이 쓰던 기존 아날로그 렌즈들은 모두 무용지물이 됐을 겁니다.
전문가용 디지털 카메라를 주로 쓰는 기자, 작가들이 이런 장비에 별 거부감이 없었던 것도 복잡한 내부 구조가 유지된 이유입니다.
새로운 카메라는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예정입니다. 덩치는 줄었지만 기존 카메라와 같은 크기의 이미지 센서를 사용해 사진의 품질은 예전과 다름없을 것이라는 게 제조사들의 설명입니다.
(도움말=올림푸스한국 권명석 영상사업본부장)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