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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빛 축제… ‘Moon’이 ‘Sun’ 삼켰다

입력 | 2008-10-17 03:03:00


PO 1차전, 두산 삼성에 8-4 역전승… 곰 뒷심이 사자 초반 기세 잠재워

오늘 오후 6시 잠실서 2차전

‘믿음의 야구(두산)’가 ‘지키는 야구(삼성)’를 눌렀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16일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1차전을 앞두고 “탄탄한 수비로 삼성 타선을 막은 뒤 기회를 노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뛰는 야구’에 대한 욕심은 숨기지 않았다. 두산은 정규 시즌 도루 1위(189개) 팀. 도루 2위 이종욱(47개), 4위 고영민(39개), 7위 오재원(28개)은 출루하면 어김없이 상대 내야를 흔들었다. 김 감독은 이들에게 마음껏 도루를 할 수 있는 ‘그린 라이트’를 부여했다.

두산이 잠실에서 삼성을 맞아 8-4로 역전승을 거두고 플레이오프에서 기선을 제압했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이긴 팀은 역대 20차례(드림 매직리그 시절 제외) 승부 가운데 16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날 두산 오재원은 4타수 2안타 1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삼성은 선발 배영수를 포함해 정현욱 권혁 안지만 전병호 등 불펜을 총동원했지만 치고 달리는 두산에 맥없이 무너졌다.

초반은 삼성 분위기였다. 0-0으로 맞선 3회 무사 만루에서 양준혁과 진갑용의 연속 안타로 2점을 뽑았고 이어진 1사 만루에서 최형우의 몸에 맞는 공과 채태인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2점을 보태 4-0으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두산의 반격은 매서웠다. 0-4로 뒤진 4회 2사 1, 3루에서 고영민의 2타점 오른쪽 3루타와 이대수의 오른쪽 안타로 3점을 따라붙었다. 5회에는 무사 1, 2루에서 오재원의 가운데 적시타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처는 팽팽하게 맞선 7회. 두산은 볼넷 3개로 만든 무사 만루에서 김동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전세를 뒤집었다. 삼성 우익수 최형우가 홈으로 송구하는 사이 1루 주자 김현수와 2루 주자 오재원은 2루와 3루까지 진루했고 홍성흔의 3루 땅볼 때 오재원이 홈을 밟았다. 계속된 2사 2루에서 삼성 유격수 박진만은 고영민의 땅볼을 잡았다 놓친 뒤 망연자실하게 서 있었다. 김현수는 그 틈을 타 3루를 돌아 홈을 밟으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한편 이날 경기 시작 2시간여 전에 잠실구장 입장권 3만500장이 모두 팔렸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황태훈 기자

정재훈 소방수역할 완수

▽두산 김경문 감독=초반에 4점을 내줬을 때 너무 점수를 많이 줘서 싱거운 경기가 되지 않나 걱정했다. 하지만 (정)재훈이가 안정적으로 마운드를 지켜줬고 타자들은 좋은 베이스 러닝을 보여줘 이겼다. 선발 김선우의 공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2연승을 거두고도 우승을 놓친 경험이 있는 만큼 오늘 승리는 바로 잊겠다.

1승 1패로 대구 가겠다

▽삼성 선동렬 감독=확실히 두산 불펜이 좋았다. 4점을 올린 뒤 추가점을 못 뽑은 것이 아쉬웠다. 최형우가 아무래도 큰 경기장이다 보니 실수가 많았다. 단기전에서는 실책을 줄이는 것이 중요한데 결국 그게 결정적인 패인이 됐다. 불펜 투수들의 컨디션이 별로 안 좋았고 두산의 1, 2번 타자에게 안타를 많이 내줬다. 1승 1패를 만들고 대구로 가겠다.

KS는 두산에 맞춰 준비

▽SK 김성근 감독=삼성은 타격 감이 좋아보였지만 두산의 빠른 발에 위축된 모습이 역력했다. 삼성 선발 배영수는 공이 가운데로 몰렸고 두산 선발 김선우는 코너워크를 너무 의식한 게 문제였다. 양 팀 모두 빠른 투수 교체 타이밍은 좋아보였다. 두산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제 모습을 되찾았다. 두산의 빠른 야구에 맞춰 한국시리즈를 준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