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중요성을 대변하듯 김경문, 선동열 두 감독 모두 총력전으로 나왔다. 두산 선발 김선우는 상당히 경직돼 있었고, 투 스트라이크 이후 유인구를 너무 많이 던진 게 조기강판의 이유가 됐다. 삼성 배영수는 3회까지는 괜찮았지만 4회 무너졌다. 준플레이오프와 마찬가지로 플레이오프도 또 한번 불펜시리즈가 될 것임을 보여준 1차전이었다.
○ 삼성이 4회초 한점을 더 도망갔더라면
4회초 1번 박한이의 2루 직선타 때 1루 주자 신명철이 귀루에 실패하며 무사 1루 찬스가 병살 처리돼 무산됐다. 볼 카운트 1-0 상황이라 작전이 걸렸을 가능성이 크지만 삼성이 한 점을 더 뽑고 갔더라면 게임 흐름은 달라졌을 것이다. 신명철의 주루에 아쉬움이 남는다. 4-0과 5-0은 다르다. 삼성이 추가점을 뽑았더라면 상대 김경문 감독의 불펜 운용도 달라졌을 것이다.
○ 4회 고영민 승부 때 좀 더 신중했더라면
삼성으로선 더 아쉬운 게 4회말 수비. 1점을 내주고 계속된 2사 1루에서 고영민은 배영수에게 우월 3루타를 때렸다. 그 때 볼카운트가 2-0이었다. 고영민은 베이징올림픽 때도 볼카운트가 불리할 때 기가 막힌 배트 컨트롤로 안타를 만들어내곤 했는데, 이번 희생양은 배영수였다. 볼카운트가 유리했을 때 확실히 빼는 유인구를 던졌더라면 또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게임 흐름이 뒤바뀐 터닝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 두산의 ‘폭주’와 삼성의 ‘허술한 수비’
7회말 두산 김동주의 우익수 플라이 때 3루주자 이종욱의 스타트는 사실 무리였다. ‘폭주’ 수준에 가까웠다. 그러나 얕은 플라이에도 우익수 최형우의 볼 캐치 뿐 아니라 송구가 정확하지 못했다. 더욱이 그 틈을 타 2루주자 오재원과 1루주자 김현수가 한 베이스씩 더 진루하게 방치(?)한 건 삼성으로선 뼈아팠다. 이종욱이 스타트 자체를 못 끊도록 만들었다면 상황은 어떻게 흘렀을지 모른다. 1점을 내주고 1사 2·3루가 되면서 삼성은 안타 하나 없이 추가 실점을 하고 말았다. 박진만은 4-6에서 계속된 2사 2루에서 고영민 타구를 실책한 뒤 자책감에 고개를 떨구면서 2루주자 김현수의 득점까지 허용했다. 김현수의 홈 대시도 사실 무리였지만 이 보다 더 결정적이었던 건 삼성의 허술한 수비였다.
허구연 스포츠동아 해설위원
사진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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