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분할환매 → ELD-단기 정기예금 가입 선호
올해 들어 지속적 주가하락을 경험한 부유층 일부는 안갯속 증시를 마냥 지켜만 볼 수 없어 결국 펀드의 환매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펀드에 투자한 부자들의 선택 방향은 크게 두 가지다. 한쪽은 분할 환매하는 경우고, 또 다른 쪽은 환매하지 않고 장기투자를 결심한 쪽이다.
환매를 결정한 부자들은 리스크 축소 차원에서 거치식 펀드의 일부(20∼30%)를 분할 환매한 뒤 재투자 기회를 노리고 있다. 적립식 펀드엔 자동납입을 유지하고 있다.
적립식 펀드는 자동납입 유지
이들은 낙폭이 비교적 작은 국가 위주로 환매 우선순위를 정해 적절한 환매 타이밍을 찾는다. 특히 해외 펀드는 미래일의 종가를 기준으로 환매가가 결정되기 때문에 요즘처럼 변동이 심한 장에서는 적절한 환매 날짜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해외 펀드와 달리 국내 펀드는 당일 종가를 반영한 기준가가 환매기준가가 되기 때문에 그날 시황에 따라 환매 타이밍을 잡는다. 이들은 환매한 자금으로 1∼3개월짜리 단기 정기예금을 선호한다. 정기예금에 묶어두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봐서 재투자할 기회를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엔 금리가 많이 올라 이러한 단기 정기예금 금리도 6% 후반대까지 나와 있다.
고금리 정기예금과 함께 주가연동예금(ELD) 상품도 많이 하는 추세다. ELD 상품 중에서도 만기 1년으로 주가지수가 장중 한 번이라도 일정 비율(보통 12% 내외) 이상 상승하면 연 9% 정도의 금리가 확정되는 상품에 가입하는 경우가 많다. 최근 주가가 폭락해 향후 1년간 목표 상승률을 한 번쯤은 찍을 확률이 높다고 보기 때문이다. 장기투자를 하기로 결심한 부자들은 보통 3년 이상을 기다리기로 한 사람들이다. 이들은 주가 하락폭이 너무 커서 지금 환매하는 것은 어리석은 행동이며, 오히려 장기적으로 보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3년간의 정기예금 이자를 세후이자율로 계산하면 20% 내외다. 이들은 최근 주가가 단기간에 폭락했기 때문에 3년 정도의 기간이면 그 이상으로 회복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애초 펀드에 투자하기로 한 것도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얻기 위해 긴 안목으로 투자한 것이기 때문에 조급해하지 않는다.
주가 흐름 못지않게 부자들이 관심 있어 하는 것이 환율의 동향이다. 유학 가 있는 자녀를 비롯해 해외에 송금할 일이 상대적으로 많은 계층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국내 금융시장에서 ‘9월 위기설’이 나올 때부터 미리 송금한 경우가 많아 최근의 환율 상승에 따른 손해를 피해갈 수 있었다.
또 환율 변화가 해외펀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면밀히 따져보고 있다. 대부분의 해외 펀드가 환헤지를 하고 있어 최근 환율 상승 시기에 재미를 못 보고 있는 만큼 환헤지 여부에 관심이 높다.
호주달러 외화예금 가입 늘어
해외에 외화자산을 갖고 있는 부자들은 최근 환율 상승 시기를 이용해 외화자산의 국내 송금시기를 조율하고 있고, 실제 달러를 국내에 송금해 환전하는 사례도 많다. 외화 예금 중에서는 최근 단기 외화 정기예금 금리가 연 10% 전후까지 오른 호주달러와 뉴질랜드달러 정기예금에 가입하는 부자들이 제법 있다.
최봉수 하나은행 방배서래 골드클럽 PB팀장
정리=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