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사단 출신 김재문 씨, 지원금 300만원 전달
해마다 서너차례 떡-엿 싸들고 부대찾아 격려
군복을 벗은 지 40년이 넘었지만 꾸준히 출신 부대를 찾아와 자신의 능력껏 도움을 주는 사람이 있다.
경기 화성시 팔탄면 창곡1리 김재문(64·사진) 씨. 그는 집에서 버스와 전철을 네 번 갈아타면서 4시간이나 걸리는 경기 연천군 육군 5사단을 찾아 최근 300만 원을 전달했다.
어려운 형편의 장병을 지원해 조금이나마 편한 마음으로 군 생활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뜻이었다.
그는 이 부대의 전방 일반전초(GOP)에서 근무하다 1967년 전역한 이후 1978년부터 매년 서너 차례 떡과 엿을 만들어 부대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배고프고 힘든 군 생활이었지만 전우애를 발휘해 서로 격려하며 복무기간을 무사히 마치게 돼 동료, 선후배들의 고마움을 잊을 수 없어 지금까지 부대 마크를 보관하고 있을 정도다.
“고생하는 후배들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그것뿐이더라고요. 내가 농사지은 쌀로 떡과 엿을 만들고 과일을 따서 갖다 주면 무척 좋아들 했죠.”
2만6400m²의 논을 경작하는 김 씨의 형편은 그리 넉넉지 못하다. 그런데도 매달 받는 국민연금 51만800원은 고스란히 경기 공동모금회에 보내왔다. 지난해까지 21년간 이장직을 수행하면서 매달 받았던 20여만 원의 수당도 불우이웃돕기에 내놓고 자신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쓰지 않았다.
그는 “자식들이 다 착하게 잘 커 주었으니 더 바랄 게 없다”며 “늙은 부부가 먹고사는 것 걱정 없으니 나머지는 후배 장병들과 불우이웃을 위해 쓰는 게 당연하다”고 말했다.
연천=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