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美-인도, 아라비아海서 ‘워 게임’

입력 | 2008-10-18 02:56:00


핵잠수함-전함 등 14척 참가 연합훈련

반목하던 양국 협력 신호… 中 강한 불만

냉전시대에는 반대 진영에 섰던 미국과 인도가 아라비아 해상에서 15일 ‘워 게임(War Game·전쟁 시뮬레이션)’을 포함한 연합 해상훈련에 들어갔다고 인디아타임스가 16일 보도했다. 중국은 최근 러시아와 연합 군사훈련에 나선 데 이어 파키스탄을 경제적으로 지원하는 등 미국과 각을 세우고 있다.

▽미국과 인도 간 새로운 협력 신호탄=‘말라바르 08’로 명명된 이번 훈련에는 미국의 최신예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레이건을 비롯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미 7함대 소속 핵 잠수함과 전함 5척이 참가했다.

인도 측에서는 7척의 전함과 디젤 엔진의 잠수함이 참여하고 있다.

니라드 신하 인도 해군 대변인은 “인도와 미국의 해군 협력은 해양 대국인 양국의 관계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며 “이번 훈련은 다양한 작전을 소화하는 형태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합 훈련은 1992년 이래 연례적으로 실시됐던 종전의 말라바르 훈련에 비해 참가국 규모가 축소됐다. 지난해 말라바르 훈련에는 호주, 일본, 싱가포르 해군이 참여했었다.

그러나 로널드레이건이 이 지역에서 작전에 참여하는 것이 이번이 처음이며,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모의 훈련에는 양국 공군 전투기들도 참가하는 등 훈련의 강도만큼은 예전에 비교해 손색이 없다.

특히 이번 훈련은 양국이 민간 핵 협력 협정에 서명한 뒤 시작됐다는 점에서도 양국의 관계 개선 의지가 두드러진다. 냉전시대 반목하던 양국이 새로운 협력의 신호를 열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도 여기에서 나온 것이다.

▽미국과 각을 세우는 중국=중국은 이른바 ‘민주주의의 축(axis of democracy)’이 아태 지역에서 떠오르는 것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중국으로서는 미국이 대테러 동맹국인 파키스탄에 이어 인도에까지 손을 뻗치는 것이 꺼림칙하기 때문. 미국의 움직임이 중국 봉쇄에 나선 것이라는 불만도 팽배하다.

이런 가운데 중국은 최근 갈등의 기류를 보인 미국과 파키스탄의 빈틈을 파고들었다.

최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의 월경 작전으로 파키스탄과 미국의 대테러 동맹이 흔들리는 조짐을 보이고, 파키스탄이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자 경제협력 카드를 꺼낸 것.

중국 정부는 16일 금융위기로 외환보유액이 바닥날 처지에 놓인 파키스탄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15일 베이징(北京)에서 고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남편인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신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무역 경제협력 등 11개 협정에 서명하고 양국 간 협력을 강화키로 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