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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얼굴성형, 눈대중으로 진단하고 감(感)으로 수술한다?

입력 | 2008-10-20 02:56:00


안면계측분석표 이용한 정밀 진단과 증상에 따른 정확한 수술 필요

다양한 성형수술법이 개발되면서 성형수술을 받으려는 환자의 수요가 많아지고 선택 폭도 넓어진 것이 사실이다. 성형수술이 대중화됐다고는 하지만 수천만 원에 이르는 고가의 수술도 있다. 병원이 이런 고가 수술을 상업적으로 이용해 증상에 맞지 않는 수술이나 필요 이상의 수술을 할 경우 심각한 문제가 생긴다. 특히 안면 윤곽 수술은 얼굴 부위를 다루기 때문에 한번 수술이 잘못되면 환자가 겪는 피해와 고통이 적지 않다. 안면 윤곽 수술을 받으려는 환자들이 알아둬야 할 정보를 소개한다.

○ 눈대중으로 진단 받으면 낭패

어릴 적 콧대를 다친 후 얼굴 중심이 왼쪽으로 휘었던 고모(25·여) 씨는 고민 끝에 안면 비대칭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고 씨는 수술 후 웃는 모습이 수술 전보다 더 어색하고 표정도 부자연스러워진 것을 느꼈다.

그 이유는 고 씨의 증상은 얼굴 중앙이 휘어져 코와 입이 비뚤어져 보이고 좌우 눈높이가 달라 보이는 ‘골격성 중심선 비대칭’임에도 불구하고 좌우 뼈 모양이 달라 턱선 자체가 비뚤어지는 증상에 시술하는 ‘골격성 윤곽선 비대칭 수술’을 받았기 때문.

실제로 고 씨처럼 증상에 맞지 않는 수술로 피해를 보는 환자가 적지 않다. 정확한 진단 시스템 없이 눈대중으로 진단한 탓이다. 복합 비대칭, 연조직 비대칭 등 다양한 증상을 무시하고 모든 비대칭을 윤곽선 비대칭을 교정하는 방법으로 수술하는 성형외과도 있다. 주걱턱 환자에게 사각턱 수술을 하기도 한다. 이런 환자들은 수술 후 사각턱은 사라지지만 주걱턱은 그대로 남아 있다. 돌출 입은 비대칭 증상과 함께 오는 경우도 많은데 수술 시 함께 교정을 해 주지 않아 수술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은 경우도 있다.

얼굴 성형 전문인 프로필성형외과의 정지혁 원장은 이에 대해 “극단적으로 말하면 간암 수술이 필요한 환자가 간 수술을 원치 않는다고 위 수술을 해 준 것과 마찬가지”라며 증상에 맞지 않는 안면 윤곽수술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 숙련된 의사의 진찰, 시술은 필수

경험이 부족한 의사들의 진찰과 시술도 ‘엉터리 얼굴 성형’의 원인이 된다. 2006년 강남구보건소의 조사 결과 강남구에서 영업 중인 성형외과 중 26%는 성형외과 전공이 아닌 다른 전공의 의사가 개원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요 혈관과 신경이 고루 분포한 안면 윤곽 수술에서는 의사의 숙련도가 중요하다. 특히 주걱턱과 돌출 입에 시술하는 양악수술은 경험 많은 의사의 정확한 진단과 집도가 필요하다.

돌출 입 하나만 해도 치성 돌출, 골격성 돌출 등 증세가 다섯 가지가 넘는다. 원인과 증세, 증세의 경중에 따라 각기 다른 수술법이 필요하다.

프로필성형외과에서는 수술의 오차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환자가 만족하는 수술 결과를 얻기 위해 안면계측분석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대한두개악안면성형외과학회’와 ‘턱교정 연구회’ 등 정 원장이 각종 학회의 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연구 결과도 진료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 허위, 과장 광고 주의해야

과장 광고를 하는 병원과 이를 맹신하는 환자도 문제다. 시중의 성형외과 홈페이지에는 못하는 수술이 없다고 할 정도로 많은 수술법을 소개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로는 수술할 능력이 안 되거나 홈페이지에서 소개한 수술법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수술하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포털사이트 블로그와 카페 등에도 체험기 형식으로 환자의 이목을 끌려는 광고가 넘쳐난다. 대부분 성형외과 사이에 경쟁이 심해지면서 검증되지 않거나 거짓된 정보로 환자를 현혹할 목적에서 만들어진 광고다. 따라서 환자는 거짓으로 올린 수술 후기나 정보성 기사 형식의 사실과는 다른 광고에 속지 않게끔 주의해야 한다.

정 원장은 “안면 윤곽 수술은 수술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 환자에게 평생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될 수도 있다”며 “특히 안면윤곽은 다른 부위와 달리 재수술이 힘들어 더욱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우정열 기자 passi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