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대우일렉트로닉스(대우일렉)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이 접수됐다. 그러나 대우일렉 안팎에서는 법정관리 신청이 기각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20일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에 따르면, 대우일렉트로닉스의 지분 5%를 가진 외국계 유동화전문회사가 2004년부터 총 500억 원의 빚을 돌려받지 못하자 법원에 대우일렉에 대한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우일렉은 '탱크주의'로 명성을 날린 대우전자의 후신으로 최근에는 '클라쎄'라는 브랜드로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 생산에 주력해 왔다. 자산만 1조3000억원, 매출은 2조 원대에 이르는, 국내 3대 메이저 가전회사로 꼽힌다.
대우일렉 측은 "외국계 주주 쪽에서 법정관리를 신청했다"며 "사실확인과 함께 회사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워크아웃 상태인 대우일렉은 현재 무담보 채권이 지분으로 전환된 상태지만 법정관리에 들어갈 경우 대우일렉의 무담보 채권은 정리 수순을 밟게 된다. 따라서 외국계 금융회사인 채권자가 보다 많은 배당금을 받고 현금을 회수하기 위해 선수를 친 것이라는 게 대우일렉의 주장이다.
서울중앙지법은 대우일렉에 대한 회생 개시여부를 이르면 이번 주 내에 결정할 예정이다. 만일 개시가 결정되면 주식 보유 금융기관과 채권 금융기관이 가진 주식과 채권들이 일부 소각되거나 감액될 가능성이 높다. 채권 금융기관들은 자산관리공사, 우리은행, 신한은행 등으로 알려졌다.
대우일렉은 현재 부채가 1조 2000억원 대로 알려졌다. 때문에 채권금융기관들은 꾸준하게 외국계 자본에 매각을 추진해 왔지만 3년에 걸친 세 번의 매각 작업에도 아직까지 주인을 찾지 못했다.
3년 전 1차 매각 때는 미국계 사모펀드 리플우드가 인도 비디오콘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포기한 바 있다. 최근 3차 입찰에서는 리플우드 컨소시엄과 러시아의 디질런트 컨소시엄이 응찰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호재 기자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