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할인마트의 소포장 판매상품들.
최근 소비 심리 위축으로 어려움에 빠진 대형 할인점들이 슈퍼마켓이나 백화점 등을 찾는 주부들의 발걸음을 돌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마진이 적은 대신 포장단위를 크게 해 이익을 남겼던 관행을 깨고 식품을 작은 단위로 쪼개 판매하는가 하면 의류 매장을 늘려 할인점을 마치 백화점처럼 꾸미고 있는 것. 또 배송 지역도 확대해 '찾아가는 할인점'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S마트는 이달부터 야채와 정육의 포장 단위를 크게 줄였다. 경기 침체에 따라 주부들이 많은 양을 한꺼번에 사는데 부담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다.
GS마트는 감자, 당근 등을 3~5개씩 포장해 판매하고 있으며 소고기, 돼지고기 등을 500~600g 이 아닌 100~300g 단위로 선보였다.
그 결과 이달 1~14일 야채의 경우 소용량 판매 상품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육의 매출도 비슷한 수준으로 늘었다.
이 처럼 소용량 포장이 인기를 끌자 GS마트는 최근 포장 단위를 더욱 줄인 상품도 내놓았다. 2개짜리 양파, 감자, 당근 등 기존보다 용량을 줄인 야채를 선보였고 감자채, 당근채, 소용량 무, 저민 마늘 등 10여 가지 소용량 포장 야채를 신규로 내놓았다.
한우 등심, 보쌈용 돼지고기 등도 1, 2인분으로 포장해 호응을 얻고 있다.
할인점들은 패션 브랜드는 늘리는 추세다.
홈플러스는 최근 1년간 여성 브랜드 20개, 캐주얼 브랜드 10개, 스포츠웨어 브랜드 4개, 기타 10여개 등 40개종이 넘는 의류 브랜드를 새로 입점 시켰다.
최근 홈플러스가 인수한 홈에버 역시 식품 코너를 제외한 매장의 대부분을 의류 아웃렛으로 꾸며놓았다.
'많이 살 것도 아닌데, 오가는 기름 값이 아깝다'는 소비자들을 위해 배송지역도 확대하고 있다.
GS마트는 9월부터 서울 송파점, 대전 동구점, 강원도 춘천점의 배송지역을 확대했다. 그동안 인구가 많지 않아 때로 '물건 값 보다 물류비가 더 들었던' 지역에도 배달 차량을 보내고 있으며 일부 지역에서는 구계나 군계를 넘어서 배송을 하기 시작했다.
롯데마트도 16일부터 서울 중계점의 배송 지역을 미아동과 수유동으로 확대했고 12월 1일부터는 금천, 구로, 영등포점의 배송지역을 인근 다른 구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홈플러스는 배송이 늦을 경우 주문 고객들에게 할인쿠폰을 증정하고 있다.
할인점 업계 관계자는 "할인점에서 장을 보면 각 상품의 값은 싸지만 포장 단위가 커서 낭비를 하게 된다는 점 때문에 최근 동네 슈퍼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며 "동네 슈퍼와 백화점의 장점을 겸비해 멀어지는 고객의 발길을 되돌리고, 안 돌아오는 고객은 찾아가는 서비스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