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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교실]학생 재테크 동아리 ‘경제의 기본’ 공부를

입력 | 2008-10-22 03:04:00


최근 몇 년 전부터 중고교생과 대학생들 사이에 금융, 투자 관련 공부 모임이 붐을 이루고 있습니다. 웬만한 대학에서는 이제 주식이나 투자, 펀드와 관련된 동아리가 한두 개쯤은 활동 중이라고 합니다.

인터넷을 통한 공부 모임도 유행입니다. 어떤 포털사이트는 대학생들이 주로 가입하는 재테크 카페만 100개를 넘는다고 합니다.

중고교 중에는 금융, 투자 관련 공부를 특별활동으로 지정한 곳도 많습니다. 얼마 전 한 증권사가 주최한 ‘고등학생 모의투자대회’에는 전국 280개 고교에서 1440여 명의 학생이 참가할 정도로 성황을 이뤘다고 합니다.

이들 공부 모임에서는 자체적으로 또는 강사를 초빙해 증권 관련 공부를 하고, 모의 주식투자대회를 열기도 합니다. 또 동아리 회원들이 약간씩 회비를 내 만든 기금을 실제로 주식에 투자하는 곳도 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학생들이 공부는 안 하고 돈 문제에나 관심을 가져서 되겠느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지만, 꼭 그렇게만 볼 것은 아닙니다. 어릴 적 쌓아둔 금융, 투자 관련 지식은 나중에 성인이 된 뒤 행복한 인생을 누리는 데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따라서 자기 전공에 상관없이 학생시절부터 기본적인 투자 학습을 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이런 동아리 활동이 지나치게 단기간에 돈 버는 기술만을 공부하는, 이른바 ‘재테크 동아리’처럼 변질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개중에는 이런 ‘단기 주식투자 클럽’의 성격을 띤 동아리가 많습니다.

이렇게 된 데는 최근 몇 년간 재테크 붐에 들떠 있던 사회 분위기도 한몫했겠지만 금융기관들의 책임도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증권사들이 개최하는 모의 주식투자 대회를 보면 대부분이 몇 개월, 심지어는 1개월 동안의 성과를 기준으로 시상을 합니다. 그러니 ‘단기주가 알아맞히기 대회’와 거의 다를 바 없는 것입니다.

단기간에 주가를 예측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고 투자에 성공하려면 장기투자를 해야 한다는 것이 세계적인 투자 대가들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따라서 학생들의 금융, 투자 관련 연구 모임이 제대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금융, 투자의 본질과 원칙을 공부하는 모임으로 성격이 바뀌어 가야 할 것입니다. 실전 주식 투자뿐 아니라 산업 및 기업, 금융시장 등 경제의 기초를 중점적으로 연구하는 모임이 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강창희 미래에셋 투자교육연구소장

정리=유재동 기자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