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매장 수가 금융위기의 척도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경제ㆍ금융 전문기자 대니얼 그로스 씨는 20일(현지 시간) 웹진 '슬레이트' 칼럼에서 "스타벅스 매장이 많은 나라일수록 금융 위기가 심각하다"고 주장했다.
먼저 세계적 금융위기를 촉발시킨 미국을 보면 캘리포니아, 라스베이거스, 플로리다 등 교외에서 주택 건설 붐이 일어난 지역을 따라 스타벅스도 매장을 확장해 갔다. 금융회사들이 밀집한 뉴욕 월가에서도 스타벅스는 번성했고 뉴욕 중심 맨해튼에만 200여 곳이 있다.
그로스 씨는 "스타벅스는 보고서로 밤을 새는 금융업 종사자, 잔뜩 쌓인 대출 서류에 시달리는 모기지 브로커들과 함께 벼락 경기를 맞았다"면서 "거품 경제의 상징"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외 국가에서도 이러한 상관관계가 입증된다는 것. 스타벅스는 영국(런던 256개), 한국(서울 166개), 스페인(마드리드 48개), 아랍에미리트연합(두바이 48개), 프랑스(파리 35개) 등 최근 구제 금융안을 발표한 나라들에 주로 몰려 있다.
금융위기로부터 비교적 자유로운 이탈리아에는 스타벅스 매장이 아예 없다.
덴마크(2곳), 네덜란드(3곳), 스웨덴, 핀란드, 노르웨이(없음) 등도 최근 금융위기 영향을 별로 받지 않은 나라들이다.
그로스 씨는 "스타벅스가 많다는 것은 그 나라가 미국식 소비 지향적 자본주의를 따르기로 했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그는 스타벅스 매장 수와 경제 위기를 연관지어 파악하는 '스타벅스 지수'에 기대어 금융 위기 발발 가능성이 높은 다음 나라로 터키(이스탄불 67곳)를 지목했다. 지켜볼 일이다.
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