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보다는 실속을….”
최근 들어 젊은층을 중심으로 ‘해치백’ 자동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세단에 뒤지지 않는 디자인과 성능을 갖추면서도 자전거 등을 실을 수 있는 실용성까지 ‘덤’으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자동차 해치백 모델인 ‘i30’는 작년까지만 해도 월평균 판매 대수가 2200대였지만 올해 들어서는 2711대로 23.2% 늘었다. 현대차 ‘클릭’도 같은 기간 월평균 판매 대수가 508대에서 679대로 33.7% 증가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과거에는 국내에서 해치백 모델이 ‘짐차’를 연상시킨다는 선입견 때문에 판매가 저조했지만 요즘에는 이런 선입견이 레저활동을 즐기는 젊은층에 어필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 뿌리를 내리기 시작한 국산 해치백모델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에서 해치백 모델은 ‘애물단지’였다. 세단이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성향 때문에 시장에 선보이는 차량마다 참패에 가까운 판매 실적을 올렸다. 판매 부진으로 생산을 중단한 모델도 수두룩했다. 자동차업계 일각에서 ‘해치백은 수출 전용 모델’이라는 얘기까지 나올 정도였다.
하지만 현대차가 지난해 7월 선보인 i30가 척박한 국내 해치백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감각적인 유선형 디자인과 SUV 수준의 적재 공간을 무기로 지난해 1만1000대를 판 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9월 말까지 2만4396대를 판매했다.
i30의 판매 호조에 고무된 현대차는 이달 말 i30의 왜건형 모델인 ‘i30CW’까지 선보인다. 왜건은 해치백과 마찬가지로 5도어 차량이지만 트렁크 부분의 길이까지 적재공간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특징. i30CW도 길이 4475mm,높이 1520mm로 해치백인 i30보다 각각 230mm, 40mm 크다.
GM대우도 준중형급 ‘라세티 해치백’과 소형급 ‘젠트라X’를 해치백 모델로 내놓고 있다. 라세티 해치백은 스포티하고 다이내믹한 디자인과 함께 후방 주차센서 기능을 기본으로 갖춰 주차하기가 쉬운 것이 특징.
젠트라X는 이전 해치백 모델이었던 ‘칼로스’보다 43㎜ 길어졌고 시트 위치가 높아 운전자에게 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 다양해진 해치백 수입차
아우디코리아는 최근 해치백 모델인 ‘뉴 A3’를 국내에 처음으로 들여왔다. 기존 ‘A3’를 페이스리프트(부분 변경)한 이 모델은 최고 출력 200마력을 내는 2.0L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넣어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걸리는 시간이 6.9초에 불과하다. 공인 연료소비효율은 L당 11.6km. 가격도 합리적으로 책정됐다는 평가다.
볼보코리아는 귀여운 후면 디자인이 특징인 ‘C30’으로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4인승 모델로 앞좌석은 인체공학적 설계로 여유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뒷좌석은 후면으로 갈수록 차량 중앙 쪽으로 위치해 편안한 공간감과 확 트인 전망을 확보해준다.
푸조는 강력한 주행 성능과 경제성을 동시에 추구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컴팩트 해치백 모델인 ‘207 GT’를 내놓고 있다. 이 모델은 최고 출력 120마력을 내는 1.6L 가솔린 엔진을 달아 연비가 L당 12.4km에 이른다.
:해치백:
위로 잡아당겨 끌어올리는 잠수함 출입구 ‘해치’에서 유래된 용어. 자동차에서는 뒷부분 문을 들어 올려 열게 돼 있어서 해치백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일반 세단형 승용차의 트렁크가 잘려나간 듯한 모양을 하고 있다. 공간 활용도가 높고, 후진 및 주차가 쉬워 도로가 좁은 유럽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송진흡 기자 jinh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