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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의 ‘숯불 닭’ 이젠 전 세계서 구울겁니다

입력 | 2008-10-24 02:50:00


‘코리안바베큐’ 이원성 회장

“그냥 주저앉아 있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치킨 전문점 ‘코리안바베큐’의 이원성(51·사진) 회장은 요즘 자꾸 11년 전 상황이 떠오른다고 한다.

이 회장은 학창 시절 마라톤 선수였고 한동안 증권회사에도 근무했다. 중학교 육상 감독을 하다 건설업에 뛰어들었던 게 화근이었다. 외환위기가 닥치면서 회사가 부도났다.

지금은 코리안바베큐 브랜드로만 전국에 500곳이 넘는 가맹점을 가진 대형 프랜차이즈 본사 회장이 됐지만 그는 아직도 그때 일을 생각만 하면 늘 조심스럽다고 한다.

이 회장은 “부도가 나서 무일푼으로 길거리에 나앉아 많은 생각을 했다”며 “그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 없어 조그만 숯불 닭 가게를 내면서 여기까지 오게 됐다”고 말했다.

‘숯불 닭’이 한동안 인기를 끌면서 가맹점은 순식간에 늘었다. 하지만 그 역시 순탄하진 않았다. 한창 가맹점 가입 문의가 쇄도하던 2003년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한 것.

하지만 어려울 때 그는 더 투자했다. 그해 경기 용인시에 외식창업연구소를 설립해 가맹점주들에 대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교육을 하기 시작했다. 이 회장은 “가맹점 수가 늘면 그 비율에 따라 가맹점을 관리하는 슈퍼바이저도 계속 충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 화성시와 용인시에 각각 대규모 물류센터와 생산 공장을 완공한 코리안바베큐는 각종 원재료를 직접 생산, 배송하고 있다. 올해 5월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대형 직영점을 열어 프랜차이즈의 본고장 공략에도 나섰다.

그는 “교육, 매뉴얼, 관리 등 많은 노력을 했지만 역시 가장 중요한 것은 가맹점주들과의 신뢰였다”며 “업계 최고 수준이 됐지만 전 세계에 코리안바베큐 매장을 열 때까지 결코 안주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