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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라틴아메리카 연극제… 즉흥-추상적 연기 눈길

입력 | 2008-10-24 02:56:00


장애인 여인의 연기, 곡예와 같은 몸짓, 비명에 가까운 대사….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안산문화예술의전당에서 24일∼11월 1일 열리는 ‘2008 라틴아메리카 연극제’에선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파나마 아르헨티나 등 중남미 4개국 작품이 소개된다. 미국 영국 러시아의 연극에 익숙했던 우리 관객들에게는 신선한 체험이다.

네 나라의 작품들은 잘 짜인 형식보다 즉흥적이고 추상적인 움직임 연기가 강하다. 베네수엘라 작품 ‘충격적인 꿈’이 대표적이다. 9명의 배우가 등장해 소리 지르고, 묘기에 가까운 몸 연기를 보여준다. 남성적 권력에 대한 억압을 상징하기 위한 장치로 장애인 연기도 펼쳐진다.

콜롬비아의 ‘또 다른 사도’는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주제 사라마구의 소설 ‘예수의 제2복음’을 바탕으로 한다. 상처를 무릅쓰고 구원의 주체가 되는 여성의 숭고함을 ‘비언어극’의 형태로 보여준다. 파나마의 ‘비행이론’은 오브제가 돋보인다. 줄에 매달려 이리저리 흔들리는 헝겊인형을 통해 인생의 무게에 인간이 얼마나 짓눌리는지 보여준다.

아르헨티나의 ‘페로즈’는 한 상인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면서 숨겨진 가족사가 드러나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사악한 면을 적나라하게 비추는 작품. 배우 한 사람이 주인공과 아내와 누이, 조카 역을 한꺼번에 맡아 연기하는 게 볼거리다. 네 명의 인물을 한 배우가 연기하는 방식은 인간 내면의 다중성을 상징한다.

△‘또 다른 사도’ 24일 오후 7시반 달맞이극장 △‘페로즈’ 25, 26일 오후 3시 별무리극장 △‘충격적인 꿈’ 31일 오후 7시반, 11월 1일 오후 5시 해돋이극장 △‘비행이론’ 11월 1일 오후 3시, 7시 별무리극장. 1만∼3만 원. 031-481-4000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