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값 2달러 시대가 돌아왔다.
최근 미국의 주유소 유가는 갤런(3.78L)당 평균 2.91달러로 3달러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를 보는 심정이 복잡해지는 이유는 뭘까.
유가 인하는 경제위기에 시달리는 미국인들을 실질적으로 구원하는 것이다. 유가 인하는 감세(減稅) 조치와 비슷해서 주유소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의 기름 탱크를 가득 채우면 15∼20달러를 아낄 수 있다.
유가가 갤런당 4달러를 넘었던 7월에 생활이 상당히 변했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인들은 차량 운행거리를 줄이고, 공해물질을 덜 배출하고, 대중교통을 더 많이 이용했다. 특히 소형차, 연료소비효율이 뛰어난 차량, 하이브리드 차량과 전기차에 대한 수요는 압도적이다. 청정에너지에 대한 관심과 연관 산업의 성장은 눈부실 정도다. 이게 바로 성장엔진의 하나다.
유가가 낮아지면 풍력이나 태양열과 같은 재생에너지 개발 의지가 약해진다. 어려운 경제상황은 의회가 클린에너지 산업에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탄소세나 휘발유세와 같은 법안 통과를 어렵게 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이제 막 싹트기 시작한 청정기술혁명은 어떻게 될까.
지금은 마치 1980년대의 B급 영화를 재상영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석유와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다시 중독되는 것이다.
“경제위기가 녹색 성장의 종말로 가고 있나? 아니면 녹색 성장이 경제위기의 종식에 이르는 길인가?” 에너지 컨설턴트이자 ‘슈퍼클래스’의 저자인 데이비드 로드코프 씨의 진지한 물음이다.
당연히 후자여야 한다. 우리는 녹색산업 발전과 연관이 없는 구제금융을 감당할 수 없다. 미국의 체력을 강화하고 세계를 돕는 새로운 청정산업의 발전이 그것이다.
그러나 석유와 탄소 가격신호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 없이 어떻게 이를 달성한단 말인가.
몇 가지 아이디어는 있다.
첫째, 미 행정부가 2025년까지 에너지의 20%를 청정에너지와 풍력, 태양력, 수력, 원자력, 바이오에너지 등 탄소를 방출하지 않는 재생에너지로 충당하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다. 만약 체계적인 국가적 명령을 만들 수 있다면 재생에너지에 대한 국내적 지지는 엄청날 것이다.
둘째, 워싱턴이 모든 주의 공익설비 시스템을 비(非)동조화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기술적으로는 이런 시설로 재화를 창출하는 방식을 바꾸는 것이다. 전기나 휘발유를 얼마나 많이 소비했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많은 전기와 휘발유를 아꼈는지를 기준으로 수납하는 것이다.
셋째, 앤디 카스너 전 에너지 담당 차관보의 아이디어다. 세법(稅法)체계를 완화해 새로운 청정에너지 기술에 투자하는 회사 또는 청정에너지 시스템이나 에너지 절감 장치를 도입한 기업의 투자비용에 대한 세금을 첫해에는 신용으로 처리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에너지 효율의 새로운 유행을 정착시킬 차기 대통령이 필요하다. 취임식 날부터 검은색 대형 리무진의 행렬을 없애고, 연비가 갤런당 48km에 못 미치는 차량은 이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길 바란다.
미 의회의 법안 처리도 청정기술 제조 및 에너지 효율이 높은 분야에 대한 과학적 연구개발로 이어져야 생산적이고 혁신적인 사회로 이끌 수 있다. 더 나은 기술과 경쟁력, 생산성과 인프라 시설만이 차세대 에너지 기술(ET·Energy Technology) 혁명으로 이어질 것이다.
토머스 프리드먼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