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의 삶을 바꿀 12가지 음식의 진실/질 풀러턴스미스 지음/사이언스북스
《“(영국 BBC의 ‘음식의 진실’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만드는 동안 나 자신부터 음식을 대하는 마음가짐이 달라졌다. 지금 먹고 있는 것이 무엇인가, 그것이 어떤 효과를 미치는가 하는 데 이전보다 더 신경을 쓰게 되었고 식사 준비를 계획성 있게 하게 되었으며 장을 보러 가면 식품 포장지를 꼼꼼히 살펴보게 되었다. 음식이라는 주제에 그야말로 푹 빠져버린 것이다.”》
브로콜리는 탁월한 ‘천연항암제’
영국 BBC가 제작 방영한 과학 다큐멘터리를 책으로 옮겼다. 저자는 이 다큐멘터리의 책임자다. 다큐멘터리는 영국, 미국, 덴마크의 20개 대학과 연구소, 병원의 영양학자와 의사가 참여했고 500여 명이 음식의 진실을 밝히는 실험에 참가했다.
이 책은 건강해지기 위해, 살을 빼기 위해, 아름다워지기 위해 세상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사가 된 ‘음식 잘 먹는 방법’을 이런저런 수식어 없이 실용적으로 전달한다.
‘건강해지는 법’ ‘날씬해지는 법’ ‘아이를 제대로 먹이는 법’ ‘섹시해지는 법’ ‘최고가 되는 법’ ‘젊음과 미모를 유지하는 법’으로 주제를 나누고 주제마다 2가지 음식의 진실을 소개한다.
‘건강해지는 법’의 첫 번째 진실은 약물 도움 없이도 콜레스테롤 수치와 혈압을 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현생 인류의 등장 이후 인간 몸의 생리현상이 거의 변하지 않았다는 데 주목한다. 선사시대의 우리 조상이 먹었던 식단에 도전해보는 것이다. 고고학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초기 인류의 식단에는 섬유질 비중이 높았음을 알게 된다. 운동량이 많은 야생동물을 잡아먹었기 때문에 지방이 적은 살코기를 먹을 수 있었다. 포화지방이나 트랜스지방보다 건강에 좋은 불포화지방을 많이 섭취할 수 있었던 것.
다큐멘터리는 진화 초기에 인류가 먹었던 식단을 9명의 실험 참가자에게 제공했다. 참가자들은 격리된 동물원에서 채소와 견과류만 날것으로 먹거나 조금씩 요리해 먹었다. 고작 10일간의 실험이었지만 놀랍게도 10명 모두 콜레스테롤 수치가 처음보다 4분의 1이 줄었다.
이 책은 또 다음과 같은 궁금증도 해소해 준다. ‘날씬한 친구는 케이크를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찌는데 나는 한 조각만 먹어도 살이 찔까?’ 사람들은 이런 경우 흔히 날씬한 이들의 신진대사율(몸이 에너지를 소비하는 속도)이 살찐 사람보다 높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책은 대형차가 연료를 많이 소비하듯 뚱뚱한 사람들의 신진대사율이 높다고 말한다. 그러면 왜 살이 안 빠질까. 대답은 싱겁지만 정곡을 찌른다. 그만큼 많이 먹기 때문이다.
하루에 물을 2L 마셔야 좋다는 통설도 반박한다. 우리 몸이 섭취한 칼로리를 처리하기 위해 Cal당 1mL가 필요한데 하루 평균 식단이 2000Cal이므로 2L의 물을 마셔야 한다고 알고 있지만 우리 몸에 필요한 수분의 대부분은 섭취하는 음식에 이미 함유돼 있다는 것. 실험 결과 물을 적게 먹든, 많이 먹든 몸 안 독소의 총량에는 별 변화가 없었다.
현대인이 즐기는 독소 제거 프로그램보다 차라리 ‘천연항암제’인 브로콜리가 도움이 되고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이 기피하는 음식인 우유와 치즈는 풍부한 칼슘 덕분에 적당하게 섭취하면 살이 오히려 빠질 수 있다는 점도 소개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