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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올리기 위해 악마에 영혼 팔아”

입력 | 2008-10-24 02:56:00


국제신용평가사 직원들

부적절한 등급부여 자성

“우리는 악마에게 영혼을 팔았다.”

무디스 등 국제 신용평가회사들이 수익을 내기 위해 모기지담보증권(MBS) 등에 부적절한 신용등급을 부여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22일(현지 시간) 신용평가와 금융위기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한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 청문회에 제출된 자료에 따르면 무디스의 한 직원은 MBS에 애매한 신용등급을 매긴 뒤 내부 임원에게 e메일을 보내 “매출을 위해 우리 영혼을 악마에게 판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토로했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등 신용평가회사들은 신용도가 의심스러운 수천 개의 MBS에 최고등급인 ‘AAA’를 부여했다가 최근 몇 달 동안 일제히 하향 조정했다. MBS의 자산가치 급락은 금융회사들의 손실 누적, 베어스턴스와 리먼브러더스의 몰락, 미국 정부의 7000억 달러 구제금융 등으로 이어졌다.

S&P의 한 직원은 모기지 자산 거품이 한창 커지던 2006년 동료에게 보낸 e메일에서 “(우리가 신용등급을 내린 자산들이) 부실화되기 전에 부자가 돼서 은퇴해 있기를 기원하자”라고 적었다.

또 다른 자료에 따르면 S&P 간부들은 지난해 4월 “그 딜(deal)은 말도 안 되는 거였다. 신용등급을 부여하지 말았어야 했다”(A 간부) “실제 위험의 절반도 반영되지 않은 걸 나도 안다. 그래도 우리는 모든 딜을 평가해야 한다”(B 간부)는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뉴욕=신치영 특파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