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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不是花中偏愛菊, 此花開盡更無花

입력 | 2008-10-24 02:59:00


是(시)는 ‘∼이다’에 해당한다. 偏(편)은 기울다 또는 치우치다의 뜻이다. 偏食(편식)은 음식을 가려 먹음, 偏僻(편벽)은 한쪽으로 치우침 또는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외짐을 뜻한다. 不偏不黨(불편부당)에서처럼 偏頗的(편파적)이고 공정하지 않다는 뜻도 있다. 한자의 구성에서 왼쪽을 偏(편), 오른쪽을 旁(방)이라고 한다.

偏(편)의 발음요소인 扁(편)은 문 위나 기둥에 쓰는 큰 글자로, 집인 戶(호)와 쓰다의 뜻이 있는 冊(책)을 합한 것이다. 호적문서라는 견해도 있다. 흔히 액자나 얇고 평평한 것을 뜻한다. 엮다의 뜻인 編(편)이나 책을 뜻하는 篇(편)에서도 발음요소로 쓰였다.

菊(국)은 四君子(사군자)의 하나인 국화로, 陶淵明(도연명)과 隱逸(은일)을 연상시키는 꽃이기도 하다. 此(차)는 ‘이’ 또는 ‘이것’에 해당하며, 彼此(피차)나 此日彼日(차일피일)처럼 흔히 彼(피)와 짝이 된다. 此一時彼一時(차일시피일시)는 ‘孟子(맹자)’에 보이는데, 그때는 그때이고 지금은 지금이라는 말이다.

開(개)에서 門(문) 안에 있는 부분의 위 가로획은 빗장이고 그 아래는 두 손이다. 두 손으로 빗장을 여는 것을 나타냈다. 盡(진)은 그릇인 皿(명)을 씻어 비우는 것을 나타냈다. 다함 또는 없어짐을 뜻한다. 開盡(개진)은 남김없이 다 피어 시들어버림을 의미한다. 更(갱)은 다시 또는 재차의 뜻으로 再(재)와 뜻이 통한다. 고치다의 뜻이면 ‘경’으로 읽으며 改(개)와 뜻이 통한다.

국화가 다 지면 가을이 가고 한 해가 저물기 시작한다. 지는 국화와 가는 가을이 유독 아쉬운 까닭은 겨울이 오는 것이 싫어서가 아니다. 생애에 남은 좋은 계절이 또 하나 사라지기 때문이다. 唐(당) 元유(원진)의 ‘菊花(국화)’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 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