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학교마을도서관이 문을 연 대구초등학교.
15일 도서관을 개설한 유치학교.
138호 강진 대구초교
139호 장흥 유치학교
깊어가는 가을 하늘 아래 영글어가는 열매처럼 138호, 139호 학교마을도서관도 연달아 개관의 결실을 맺었다.
‘작은 도서관 만드는 사람들’(대표 김수연)과 동아일보, 네이버가 함께하는 연중기획 ‘고향 학교에 마을 도서관을’은 10일 전남 강진군 대구면에 있는 대구초등학교에 138호 학교마을도서관을 개설했다. 강진 지역에서 네 번째로 문을 연 이날 도서관 개관식에는 이광형 강진 부군수, 박남영 강진교육장 등 관계자 및 주민 1500여 명이 참석했다.
김광석 강진도서관장은 “독서환경이 열악한 면 단위 마을까지 충분히 지원하지 못해 아쉬움이 컸는데 최근 ‘학교마을도서관 지원에 관한 조례’가 제정된 만큼 앞으로 최대한 전폭적인 지지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초교는 1927년 개교해 80년이 넘는 전통을 가졌지만 농촌 인구 감소로 현재 전교생 40명(유치원생 3명 포함)밖에 되지 않는 작은 학교. 하지만 초등학교 앞에 대구중학교가 마주하고 있어 중학생에게도 학교마을도서관을 편하게 이용하도록 할 방침이다. 문재필 교장은 “학생은 물론이고 교사와 주민 모두가 저녁에 손잡고 도서관에 와 책을 읽는 따뜻한 풍경이 연출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15일에는 전남 장흥군 유치면 유치학교에 139호 학교마을도서관이 문을 열었다. 유치학교마을도서관은 7월 24일 ‘작은 도서관…’과 전남도, 전남도교육청이 체결한 ‘농어촌 지역 학교마을도서관 조성 협약’ 이후 개설된 첫 번째 도서관이다.
유치학교는 장흥댐을 지으며 수몰을 겪어 2002년 초등학교와 중학교가 통합돼 생긴 학교. 현재 중학생 25명, 초등학생 47명, 유치원생 10명이 다니고 있다. 이춘남 교장은 “여러모로 책을 가까이 하기 어려운 분위기였지만 이번 도서관 개관을 계기로 주민과 학생 모두 한층 업그레이드된 삶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흥교육청은 어려운 상황에도 학업에 열심인 학생들을 위해 학교마을도서관 개설 기념으로 500만 원 상당의 책장 등 도서관 집기를 새것으로 교체해줬다. 김윤섭 장흥교육장은 “글로벌 사회를 살아가며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독서가 최고”라며 “학교마을도서관에 숨겨진 무한한 보물을 학생들이 맘껏 캐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개관식에서는 ‘쏭 내관의 재미있는 궁궐기행’(두리미디어)의 저자 송용진 씨가 개관 기념 특별강연을 맡아 궁궐과 연계된 역사 이야기를 주민과 학생들에게 들려줬다.
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