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차전까지 가야 배당금을 많이 받는데….”
SK 김성근 감독이 27일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을 앞두고 더그아웃을 찾은 기자들에게 능글맞은 웃음과 함께 던진 우스갯소리다.
세상 어느 감독도 포스트 시즌 관중 수입 배당금을 더 받자고 일부러 7차전까지 승부를 끌고 갈 리는 없기 때문에 이 말은 틀림없는 농담이다.
그래도 한 번 따져보자면 이렇다. 포스트 시즌 관중 수입의 25%는 정규 시즌 1위 팀(SK) 몫이다. 나머지 75% 가운데 절반은 한국시리즈 우승팀, 25%는 준우승팀, 15%는 플레이오프에서 패한 팀(삼성), 10%는 준플레이오프에서 진 팀(롯데)에 돌아간다. 미국 프로야구에서는 메이저리그 사무국도 일정 비율을 배당받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가 따로 챙기는 돈은 없다.
3만400명의 만원 관중이 찾아 4억7742만 원의 입장 수입을 올린 이날까지 올해 포스트시즌 11경기 누적 관중 수입은 38억4802만 원으로 지난해 36억3271만 원을 넘겨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높아진 야구 열기에 올해부터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경기 수가 각각 5전 3선승제와 7전 4선승제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 한국시리즈는 최대 입장 관중 수가 각각 3만500명과 3만400명인 잠실과 문학구장에서 열려 매번 매진을 기록하며 7차전까지 간다면 전체 수입은 62억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야구 초창기에는 한국시리즈 우승팀이 5000만 원, 준우승팀이 3000만 원의 정액을 받았으나 1991년부터 지금과 같은 비율 배당제로 바뀌었다. 정규 시즌 1위 팀에 포스트시즌 관중 수입의 일정 비율을 따로 떼어 주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인천=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