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환자인 김을연(65·여·대구 남구 대명동) 씨는 평소처럼 오전에 대구 앞산의 체력 단련장에서 운동을 하고 있다. 이때 그의 휴대전화가 갑자기 울린다. 휴대전화 화면에는 ‘고혈압 약을 복용할 시간이 지났다’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와 함께 ‘심장 박동 속도가 갑자기 높아지고 있으니 과도한 운동이나 움직임은 자제하고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문이 떠 있다. 이는 11월 초부터 시행될 ‘유비쿼터스 생활지원(U-헬스)’ 서비스의 예상 상황.》
대구시가 제공하는 U-헬스 서비스 대상자인 김 씨는 문자메시지 등으로 약 복용시간을 안내해 주는 ‘지능형 스마트약상자’와 적절한 운동량을 유도하는 디지털 정보제공시스템이 갖춰진 ‘바이오셔츠’를 지급받게 된다.
언제 어디서나 첨단 정보기술(IT)과 기기로 제공되는 의료서비스인 U-헬스 서비스가 대구에서 시작되는 것이다.
대구시와 지식경제부는 31일 대구 중구 제이스호텔에서 ‘IT 융합기술 기반 U-생활지원 서비스’ 개통식을 연다.
이 행사에는 김범일 대구시장과 지경부 관계자,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대구테크노파크 등 사업 추진기관 관계자와 주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할 예정.
이날 이곳에서는 고혈압 등을 앓고 있는 주민들이 U-헬스 서비스 기기를 체험하는 이벤트도 열린다.
이 서비스는 대구시가 고령화 사회에 대비해 첨단 IT와 의료지원 서비스 시스템을 결합해 고혈압, 당뇨병, 심장질환 등 만성 성인병 환자 등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를 위해 대구테크노파크와 한국봉제기술연구소, 영남대 심뇌혈관질환사업단, KT, 대진기술정보㈜ 등 17개 기관 및 업체 등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낙상(落傷)폰’, ‘바이오셔츠’, ‘약복용도우미’ 등의 시제품을 개발했다.
낙상폰은 행위 감지센서가 담긴 허리 부착용 단말기로, 사용자가 갑자기 넘어져 다치는 등 위급상황 발생 때 환자의 위치정보가 U-헬스 운영센터와 가족 등에게 실시간으로 전달된다.
바이오셔츠는 운동량에 따른 개인의 신체정보를 모니터링해 적절한 운동을 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디지털 정보 제공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또 약복용도우미는 지능형 스마트약상자와 디지털 건강액자를 갖춘 시스템으로 환자에게 약복용 시간을 음성과 화면,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로 안내한다.
대구시는 이 사업을 내년 말까지 시범 실시하기 위해 지역 노인과 만성질환자 등 700여 명을 11월 초까지 선정해 바이오셔츠와 낙상폰 등을 지급할 계획이다.
이들에게는 골밀도측정기와 장애물 감지 단말기 등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제공된다.
대구시는 서비스 시스템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이용자들의 불편사항을 모니터링하고 상담을 해주는 서비스센터를 대구보건대에 설치했다.
U-헬스 사업에는 4년간 국비와 시비 등 총 178억 원이 투입된다.
대구시 김원식 의료산업과장은 “U-헬스 서비스 시범 실시 기간 중 문제점과 장단점 등을 면밀히 분석해 내년 하반기에는 완성도 높은 상용 모델과 지원 시스템을 선보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