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터줏대감 강남 코엑스
호텔 - 쇼핑몰 인프라 좋아
○ 신흥강호 일산 킨텍스
모터쇼 등 최근 유치 활발
한국관광공사는 “미국계 유통업체 ‘허벌라이프’가 개최하는 참가 인원 3만여 명 규모의 글로벌 연례 기업회의를 내년 6월 킨텍스에서 열기로 했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국내에서 열리는 역대 최대 규모의 국제회의로 한국 컨벤션산업의 달라진 위상을 보여준다.
세계 정상의 모임과 모터쇼, 국제회의. 어느덧 우리에게 익숙해진 모습들은 대부분 컨벤션센터에서 이뤄진다.
컨벤션산업은 무공해이면서 고용창출 효과가 높을 뿐만 아니라 정보의 유통과 관광, 통신 발달 등 경제적 파급효과가 커서 각국이 뜨거운 경쟁을 벌이고 있다.
국내에서도 서울 코엑스를 시작으로 부산 벡스코와 경기 킨텍스에 이르기까지 컨벤션산업 활성화를 위한 노력이 달아오르고 있다.
○ 고용창출 효과 커
한국의 대표적인 컨벤션센터로는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 같은 대형 국제회의가 주로 열리는 코엑스와 최대 규모의 전시장인 킨텍스가 있다.
코엑스는 1979년 설립된 한국 최초의 컨벤션센터다. 서울 강남 중심가에 위치해 주변에 호텔, 쇼핑센터 등 컨벤션 인프라가 풍부하다. ASEM, 세계광고대회 등 한국을 대표하는 주요 국제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다.
젊은 유동 인구가 많기 때문에 전시회도 ‘내나라여행박람회’ 등 일반인 대상의 아기자기한 것이 많다.
경기 고양시 일산신도시에 있는 킨텍스는 실내 전시면적 5만3541m²로 국내 최대 규모의 컨벤션센터다. ‘서울모터쇼’와 국내 최대 게임축제인 ‘G스타’가 모두 킨텍스를 무대로 열렸다.
2011년 현재 전시장과 비슷한 크기의 제2전시장이 완공되면 킨텍스는 대형 국제 전시회를 유치할 수 있는 조건인 10만 m² 이상의 면적을 갖추게 된다.
부산 벡스코도 주변 해운대지역에 특급호텔과 관광시설이 인접해 지역경제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 “공항과 가까운 곳에 전시장을”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2007년 국제회의 참가자 1명의 평균 소비액은 2488달러로 일반 관광객의 약 2.7배에 이른다. 컨벤션 산업이 창출하는 부가가치가 커지면서 세계 각국 도시들은 ‘컨벤션 허브’가 되고자 적극 투자하고 있다.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는 도박의 도시라는 이미지를 벗고 연 8조 원의 매출을 올리는 ‘컨벤션 중심지’로 거듭났다. 홍콩, 싱가포르 등 아시아 주요 도시들도 컨벤션 유치를 위해 국가 차원의 지원을 하고 있다.
한국의 컨벤션 산업도 발전 중이다. 한국전시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국내에서 개최된 전시회는 2000년 132회에 불과했으나 2007년 354회로 증가했다. 2000년 3곳이던 컨벤션센터는 현재 11곳으로 증가했다.
또 ‘국제협회연합’은 한국이 개최한 국제회의가 2000년 105회에서 2007년 268회로 늘었다고 발표했다. 한국은 아시아 3위 규모이지만 1위인 싱가포르(466회)와 2위 도쿄(448회)에 크게 못 미친다.
황희곤 한림대 컨벤션이벤트경영학과 교수는 “부족한 인프라를 해결해야 컨벤션산업은 발전한다”며 “싱가포르의 컨벤션센터는 공항에서 10∼20분이면 도착하는데 한국은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재성 한국관광공사 코리아컨벤션뷰로 단장은 “한국에서도 컨벤션 인력이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국제적으로 인증된 교육기관이나 프로그램은 없다”며 “전문 인력 양성은 컨벤션 산업 중흥의 필수 요소”라고 강조했다.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박형준 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