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아시아시리즈다!’
잠실엔 ‘붉은 함성’이 메아리쳤다. ‘비룡’이 또다시 가을 하늘로 높이 비상했다.
SK가 10월의 마지막 밤인 3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08삼성PAVV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두산을 2-0으로 꺾고 1패 후 4연승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한국프로야구 챔피언이 됐다. 이로써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SK는 13일부터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한국, 일본, 대만, 중국 프로리그 우승팀간의 아시아시리즈 참가 자격을 얻었다. 역대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것은 해태(1986-89년, 96-97년), 현대(2003-04), 삼성(2005-06년)에 이어 SK가 4번째 팀이자 역대 5번째다.
SK 최정은 역대 한국시리즈 최연소(21세 8개월 3일) MVP에 오르며 상금 1000만원과 40인치 LCD TV를 부상으로 받았다. 최정은 5경기에서 19타수 5안타로 타율은 0.263에 그쳤지만 3차전 결승 2점홈런과 4차전 결승타 등 2경기에서 결승타를 기록했고, 5차전에서도 1-0으로 앞선 8회 적시타를 날리는 등 팀이 필요할 때 영양가 만점의 타격 솜씨를 뽐냈다. 아울러 빼어난 수비까지 인정받아 ‘미스터 옥토버’의 영예를 차지했다.
시리즈 전적은 4승1패로 싱겁게 끝났지만 최종 5차전도 마지막까지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였다. SK가 2-0으로 리드한 상황에서 펼쳐진 9회말 두산의 마지막 공격. 무사 만루가 돼 역전 분위기까지 만들어졌다. 그러나 고영민이 투수땅볼로 3루주자가 홈에서 아웃됐고, 3차전 9회 1사 만루에서 병살타를 친 김현수가 또다시 1-2-3(투수-포수-1루수)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날리면서 치열했던 가을잔치는 마감됐다.
경기 초반은 선발투수인 SK 김광현과 두산 김선우의 팽팽한 투수전으로 전개됐다. 7회에 0의 행렬이 깨졌다. 볼넷 1개와 사구 2개로 만들어진 2사 만루서 8번타자 박경완의 3루땅볼 때 김동주의 실책으로 SK가 선취점을 뽑았다. SK는 8회 2사 1·2루서 최정의 천금 같은 좌중간 안타로 2-0 리드를 잡았다. 김광현은 6.1이닝 4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정우람 윤길현 이승호 채병용이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특히 8회말 무사 1·2루 위기서 중견수 조동화와 좌익수 박재상의 환상적인 다이빙캐치는 팀을 구해내는 명장면이었다.
두산은 1회와 2회 스코어링 포지션에 주자를 두고도 점수를 뽑지 못하는 등 이날도 8안타 6사사구를 얻고도 무득점에 그치는 집중력 부족으로 무릎을 꿇었다. 지난해 2승 후 4연패로 고배를 마신 두산은 올해도 먼저 1승을 거두고도 4연패해 2년 연속 눈물을 흘렸다.
잠실 |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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