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사제관계를 맺기도 했던 SK 김성근 감독(66)과 두산 김경문 감독(50), 두 사람간 한국시리즈 맞대결은 지난해에 이어 이번에도 SK 김 감독의 승리로 끝이 났다.
지난해 2패 뒤 4연승으로 감독 생활 23년째만에 생애 첫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란 영예를 차지했던 SK 김 감독은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 무려 83승을 챙기며 독주한 뒤 여유있게 한국시리즈에 선착,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 4승2패로 힘을 빼고 온 두산 김 감독에게 또다시 승리를 거뒀다. 지난해, 올해 모두 1차전 승리는 두산 김 감독이었지만 최종 승자는 SK 김 감독이었다는 점이 이채롭다.
SK 김 감독은 후반기 막판부터 “두산이 가장 세다”며 두산에 대한 경계심을 종종 내비치곤 했고 가을잔치에 와서도 일찌감치 두산을 가상의 적으로 상정하고, 특유의 치밀함으로 철저히 준비한 덕을 봤다. 특히 두산 김 감독은 엔트리에 들어있는 왼손 투수 셋 중 선발 이혜천을 제외하곤 금민철, 원용묵을 중요 순간에 기용조차할 수 없을 정도로 두산 전력이 예상보다 허점이 많았지만, SK 김 감독은 1·2차전 연속 홈런의 주인공 김재현을 3차전 선발 라인업에서 뺄 정도로 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풍부한 자원을 갖고 여유 있게 게임을 진행했다. 2004년 사령탑에 데뷔, 올해로 재임 5년째인 두산 김 감독은 5년 동안 무려 3번이나 한국시리즈에 올랐지만 매번 고개를 숙이는 아픔을 맛보게 됐다. 비록 최정상의 자리는 오르지 못했지만 매해 두산이 상위권이라는 시즌 전 전망이 없었음에도 특유의 지도력과 탁월한 뚝심으로 맺은 열매라 충분히 박수를 받을 수 있는 ‘패장’임에는 틀림없다.
잠실 |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황태훈 기자
▲ 영상취재 : 동아일보 황태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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