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진공 개발참여, 阿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광산을 가다
《아프리카의 섬나라 마다가스카르는 가난한 국가다. 2000만 국민 중 하루 평균 2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빈곤층이 약 80%에 이른다. 기업인 출신인 마르크 라발로마나나 대통령이 야심 차게 추진 중인 경제개발 5개년 계획(2008∼2012년)의 목표 중 하나가 빈곤층을 50% 수준으로 줄이는 것일 정도다. 그러나 마다가스카르는 자원이 풍부한 나라다. 국토 면적도 58만여 km²로, 한반도의 2.7배에 달한다. 마다가스카르의 수도인 안타나나리보에서 약 120km 떨어진 암바토비 니켈 광산 개발 현장은 이 나라에는 빈곤의 탈출구 같은 곳이다. 외국 자본이 계속 들어오고 있고 약 1만 개의 일자리가 생겼기 때문이다. 캐나다 일본의 세계적 광산 기업들과 함께 이 사업에 뛰어든 대한광업진흥공사와 경남기업 대우인터내셔널 STX 등 한국 기업들에는 해외 자원 개발의 새 역사가 펼쳐지는 현장이기도 하다. 동아일보는 2006년 10월 기공식을 가진 이 광산의 개발 작업이 본격화한 이후 한국 언론으로는 처음으로 암바토비 현장을 단독 취재했다.》
한국 年3만t 우선 구매 권리
국내 소비량 25% 확보 전망
나무 1그루 베면 3그루 조림
첨단 친환경 광산으로 개발
○ 아프리카 오지의 최첨단 친환경 광산
암바토비는 현지 말라가시어로 ‘철(鐵)의 땅’이란 뜻이다. 철분이 많아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땅이 온통 벌겋다.
김신종 광진공 사장과 한국 기업인, 동아일보 기자를 태운 15인승 전세 비행기가 암바토비 광산 인근의 허허벌판 활주로에 내린 때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오전 9시 반경. 정식 활주로가 아니어서 이보다 큰 비행기는 착륙조차 할 수 없는 시골이었다.
광산 개발을 담당하는 캐나다 기업 ‘셰리트’의 로저 라세트 현장소장의 자동차를 타고 광산으로 향하는데 차량 속도가 시속 40km를 조금만 넘어도 ‘삐익’ 하는 경고음이 울렸다.
라세트 소장은 “암바토비 광산은 안전과 친환경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아 개발되고 있다”며 “모든 공사 차량이 과속을 할 수 없도록 감시 장치가 달려 있고 이 규정을 위반하는 운전자는 문책을 당하게 된다”고 말했다.
표면의 흙만 조금 걷어내면 되는 노천 광산이어서 갱 속으로 들어갈 일도 없는데 모든 작업자와 방문자는 안전모와 안전조끼, 보호안경까지 반드시 착용해야 했다.
친(親)환경 조치는 환경단체에 비견되는 수준이었다. 벌목 작업을 한 뒤 베어진 나무를 2주일간 일부러 방치한다. 나무에 서식하던 다양한 동물이 이동할 시간을 충분히 주기 위해서란다. 폭 10여 m, 길이 7.5km의 공사장 산업도로 곳곳에 3, 4m짜리 나무장대를 연결해 ‘육교’처럼 만들어 놓았는데 희귀동물인 여우원숭이가 길을 안전하게 건널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라고 했다.
광산 채굴 작업 중에 생긴 각종 금속물질과 흙탕물이 인근 농경지에 피해를 주지 않도록 오염방지용 댐 건설도 병행하고 있었다.
김명철 광진공 암바토비사업팀장은 “이런 모든 조치가 광진공을 포함한 프로젝트 참여 기관과 기업들의 합의 아래 이뤄지는 것”이라며 “광산 개발을 위해 나무 1그루를 베면 황무지에 3그루의 나무를 심는 조림 사업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한국 니켈 소비량의 25% 해결
암바토비 현장에서는 채굴된 니켈 광석을 물과 섞어 진흙(slurry) 상태로 만들 광물처리시설(OPP·Ore Preparation Plant) 공사가 한창이었다.
2010년부터 이 OPP에서 커피물처럼 만들어진 니켈 광석은 220km짜리 파이프라인을 타고 마다가스카르 제1의 항구도시인 토아마시나 제련소로 직행하게 된다. 이 제련소와 관련 발전소 등의 건설에도 현재 한국 기업들이 참여하고 있다.
암바토비 광산의 니켈 생산량은 단일 광산으로 세계 4위 규모인 연간 6만 t(금속 상태 기준) 정도이다. 광진공이 주도한 한국컨소시엄은 그 50%인 3만 t을 우선 구매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스테인리스강, 특수합금강 등의 소재로 쓰이는 니켈의 국내 소비량은 세계 5위인 연간 12만 t 정도인데 그 중 25%가 암바토비 광산에서 확보되는 셈이다.
김신종 사장은 “암바토비 프로젝트는 광산 개발에서 각종 플랜트 및 항만 시설 건설까지 한꺼번에 진행되고 심지어 광해(鑛害) 방지 작업도 병행되는 대역사(大役事)”라며 “암바토비의 성공은 한국 자원 개발 역사에도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암바토비=부형권 기자 bookum9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