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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규모 환치기 조직 적발

입력 | 2008-11-03 02:55:00


中동포 본국 송금 불법대행

수출입업체 20여곳도 ‘고객’

1조 원 상당의 불법 외환거래를 알선해 온 환치기 조직이 적발됐다.

서울본부세관은 중국과 무역거래를 하는 업체나 국내 체류 중국동포 등을 대상으로 230여 개의 차명계좌를 이용해 3년간 9500억 원 상당의 불법 외환거래를 알선한 혐의로 김모(44) 씨를 구속하고 일당 9명을 검거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중국 옌지(延吉)의 환치기 조직인 ‘동주씨아파’와 손을 잡고 무역업체나 국내에서 일하는 중국동포의 중국 송금을 불법으로 대행해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환치기 조직은 국내은행과 해외은행에 각각의 계좌를 갖고 있어 은행을 통해 송금을 하지 않아도 한국에서 입금한 돈을 즉시 해외에서 받을 수 있고, 수수료도 은행의 절반가량으로 싼 편이다. 그러나 불법 송금 및 해외 자금도피 등의 우려가 있어 외국환거래법은 이를 금지하고 있다.

서울세관은 “이들은 환치기로 2000만 달러의 수익을 챙긴 뒤 물품구매대금을 허위 지급하는 수법으로 중국으로 송금한 혐의도 받고 있다”며 “입출금액이 1조 원에 이르는 환치기 조직을 적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서울세관은 이들 조직이 운영한 계좌를 통해 불법 외환거래를 한 수출입업체 20여 곳을 적발해 정밀 조사하고 있으며, 또 다른 환치기 계좌 운영 조직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