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산업계 지각변동 신호탄”
충전지 사업 강화… 환경에너지 사업 공략
일본에서 매출액 2위를 점하는 대형 가전업체 파나소닉(옛 마쓰시타전기)이 전지 부문의 강자인 산요전기를 자회사로 만들기 위해 산요의 대주주인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등 주요 주주 3사와 교섭에 나섰다고 일본 언론이 1일 보도했다.
파나소닉은 내년 4월경 산요전기의 자회사화를 목표로 연내에 기본합의를 마칠 계획이다.
일본의 거대 전기전자 업체끼리의 인수합병(M&A)은 이번이 처음. 일본 언론은 이번 재편을 일본 내 대규모 산업재편의 신호탄으로 평가하며 주목하고 있다.
파나소닉이 산요에서 가장 눈독을 들이는 분야는 충전지 사업. 산요는 리튬이온전지 부문에서 세계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며 태양전지 분야 등 차세대 산업인 환경에너지 분야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다.
파나소닉은 산요의 충전지 사업을 인수함으로써 삼성전자나 소니 등 다른 기업에 대항하고 앞으로 수요 확대가 확실한 태양전지 사업에도 참가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일본 언론은 전했다.
인수가 성사되면 양사 합해 연 매출액 11조 엔을 넘게 돼 현재 일본 최대 기업인 히타치제작소의 10조9000억 엔을 웃도는 일본 최대의 전기전자 메이커가 탄생하게 된다.
언론에 따르면 산요전기는 미쓰이스미토모은행, 다이와증권SMBC그룹, 골드만삭스 등 금융 3사가 지분 70%를 보유하고 있으며 파나소닉은 이들이 보유한 시가 6200억 엔어치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려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산요는 2004년부터 경영이 악화돼 2006년 대주주인 금융 3사에 우선주 약 3000억 엔을 발행했다. 그간 구조조정 등 경영정상화를 추진해 올 3월 말 결산에서는 연결매출액 2조178억 엔, 영업이익 761억 엔으로 흑자로 전환했으나 내년 3월이면 금융 3사에 발행한 우선주가 산요의 동의 없이 제3자에게 양도될 수 있게 돼 있다.
산요는 파나소닉 창업자인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助)와 의형제 관계인 이우에 도시오(井植歲男) 씨가 1947년 설립했다. 양사는 본사 공장이 이웃한 데다 사원끼리 교류도 활발한 관계였다고 한다.
파나소닉의 산요전기 인수가 성사되면 한국의 대표적 전자업체인 삼성전자 LG전자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LG전자와 경쟁 거세질듯
국내 전자업체들은 TV 등 종합 가전사업을 벌이는 파나소닉이 2차 전지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산요 인수를 통해 사업을 대형화 및 다각화할 것으로 보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최근 일본 전자업체들이 ‘타도 한국기업’을 외치며 합종연횡한 데 이어 이번 M&A로 세계 전자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일본 기업들의 재편이 한층 가속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김용석 기자 nex@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