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렬한 디자인에 놀라고
넓은 내부공간에 또 놀라
기아자동차의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쏘울’(사진)을 도로에서 처음 만난 순간 ‘디자인의 힘’에 놀랐다. 기존 국산차 디자인의 틀을 깬 신선함이 돋보였다.
사진으로 접한 쏘울은 ‘귀엽다’고 느낀 정도였다. BMW의 ‘미니쿠퍼’나 닛산의 ‘큐브’를 적절히 섞어 놓은 정도가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도로에서 실제로 만났을 땐 느낌이 달랐다. 차량 지붕과 보닛을 연결하는 기둥인 A필라가 차체 색상과 다른 블랙으로 처리됐고 전체적인 인상이 강렬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차의 상체가 크고 떡 벌어져 듬직한 ‘불도그’ 같다는 느낌도 들었다. 차 뒷부분은 박스형 카답게 직각으로 처리돼 단조롭지만 나름대로 아기자기한 디자인이 가미돼 있다.
내부 인테리어는 즐거움을 강조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부분은 스피커. 오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의 강약에 맞춰 차량 양쪽 앞문에 달린 스피커가 붉은 조명으로 물들었다.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오디오 윗부분의 선글라스 케이스, 조수석 앞의 넓은 ‘글로브박스’는 레저를 위해 실용성을 강화한 부분이다.
소형 CUV란 타이틀이 무색할 정도로 내부 공간은 넓은 편이다. 실내가 가장 쓰기 유용한 직사각형이기 때문이다. 승차감은 보통 준중형 세단 수준이었다.
운전할 땐 비슷한 급의 세단에 비해 시야가 넓고 차체가 높은데도 안정감이 있었다. 엔진과 변속기 등 무거운 부품이 낮게 배치돼 무게중심이 상대적으로 아래로 깔린 덕분이다.
굴곡이 심한 도로에서 속도를 높여도 크게 휘청거리지 않았다. 다만 1.6L 배기량의 한계 때문인지 높은 언덕을 오르거나 순간적으로 추월할 때는 힘이 부족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속도가 120km를 넘어섰을 때 엔진음과 타이어 소음이 실내에서 많이 들리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고강도 원가 절감의 후유증 탓인지 실내마감재의 재질이 너무 딱딱하고 전혀 고급스럽지 않은 것도 흠이다.
배기량 1.6L 가솔린엔진의 최고출력은 124마력, 최대토크는 15.9kg·m, 공인 연료소비효율은 L당 13.8km. 모델은 가솔린으로 1.6L와 2.0L가 나왔고 디젤은 1.6L급이 선보였다. 가격은 1400만∼2080만 원으로 생각보다 조금 비싸다는 느낌이 들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