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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북]포항 유치 첫 단추 잘 끼웠다

입력 | 2008-11-04 06:57:00


‘재료과학의 프런티어’ 심포지엄 200명 참석 성황

재단 관계자들, 한국과학기술 연구 긍정적 반응

세계 최고의 기초과학 연구기관인 독일의 막스플랑크연구소 한국분소를 경북 포항시에 설립하기 위한 첫 단추가 끼워졌다.

지난달 28∼31일 포스텍 국제관에서 ‘재료과학의 프런티어’를 주제로 열린 한국 독일 공동 심포지엄을 참관한 막스플랑크재단 관계자들은 한국의 과학기술 연구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심포지엄에는 한국 독일 미국 일본의 석학 60여 명이 참가했으며 3일 동안 열린 행사에는 포스텍 학생 등 200여 명이 심포지엄 장소를 가득 메웠다.

심포지엄에서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일본 도쿄(東京)대, 미국 하버드대 교수를 비롯해 서울대 임지순 교수, 포스텍 김기문 교수 등 물리학계의 대표적 학자들이 참가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막스플랑크한국연구소(MPK)’ 설립을 위한 준비 단계라는 성격 때문에 한층 주목을 받았다.

이를 위해 막스플랑크재단의 마르틴 슈트라츠만 부총재와 베르너 호프만 씨 등 재단 관계자 13명이 참가했다.

‘노벨상 사관학교’로 불리는 막스플랑크재단은 1948년 창립 이후 독일 이외 국가에는 연구소를 설치하지 않았지만 내년에 처음으로 미국 플로리다에 분소를 설립한다.

미국이 이 연구소를 설립하기 위해 총력전을 펼친 것은 막스플랑크연구소의 분소 설치가 그만큼 까다롭다는 것을 잘 보여준다.

포스텍은 이번 심포지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된 것을 계기로 MPK 설립을 위해 정부와 경북도, 학계 등과 힘을 모아 대처해나갈 계획이다. 막스플랑크재단은 수차례 심의를 거쳐 내년 6월경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MPK 설립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MPK 유치위원회는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위원장을, 김관용 경북지사가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김정구 한국물리학회장, 금동화 한국과학기술연구원장, 류경렬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 백성기 포스텍 총장, 이인선 대구경북과학기술원장, 이현구 한국과학기술한림원장, 정광화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 정준양 포스코 사장, 조무제 울산과학기술대 총장 등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포스텍은 MPK 설립을 비교적 낙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페터 그루스 막스플랑크재단 이사장이 포스텍을 방문했을 때 방사광가속기와 나노기술집적센터 등의 시설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데다 올해 초 백 총장 등이 독일을 방문해 MPK 설립을 위한 의지를 충분히 보였기 때문이다.

또 올해 6월부터 이 연구소와 공동으로 ‘주니어리서치그룹’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텍 김승환(49·아태이론물리센터 사무총장) 연구처장은 “세계 최고의 연구기관인 만큼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는 완벽한 연구환경을 요구해 MPK 설립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가능성은 있다”며 “MPK가 설립되면 한국의 과학기술 위상을 드높일 수 있으므로 모든 힘을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MPK 유치가 확정되면 연구소 신축에 1000억 원을 비롯해 연간 운영비로 200억 원가량이 필요하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