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시작된 스토브리그. 하지만 예년만큼 따뜻한 겨울이 될지는 미지수다. 프리에이전트(FA) 대어 4총사의 시선이 나란히 대한해협 너머에 닿는 이유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두산 김동주(32)와 이혜천(29), 롯데 손민한(33)과 SK 이진영(28)은 각각 일본 구단들의 관심 속에 현지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김동주는 올해가 2번째 도전이다. 지난해 두산이 제시한 4년 62억원짜리 초대형 계약을 뿌리치며 일본 진출 의지를 불태웠던 그는 당시 에이전트였던 조동윤씨에게 또다시 전권을 일임했다. 올림픽 금메달이라는 성과 덕에 1년 전보다는 가능성이 높은 편이지만 나이가 많고 몸값이 높아 계약이 쉽지만은 않다. 김동주에게 가장 적극적 관심을 보여온 한신은 메이저리거 호세 바티스타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도 조씨에게 일본 진출 관련 업무를 맡겼다. 정교한 컨트롤을 앞세운 투수라 일본에서도 몇년 전부터 호시탐탐 관찰해왔다. 그러나 그 역시 30대 중반으로 접어든 나이가 걸림돌이다. “손민한을 꼭 잡겠다”고 나선 원 소속구단 롯데가 어떤 계약조건을 제시하느냐가 변수가 될 수 있다.
이혜천은 점점 일본행쪽으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요미우리에 이어 야쿠르트까지 영입에 뛰어들었다는 현지 보도가 나왔다. 빠른 공을 던지는 왼손투수라는 점이 매력적인 카드. 이혜천은 야쿠르트 임창용의 사례를 참고할 생각이다. 처음엔 적은 금액으로 계약하되 다양한 옵션을 걸어 더 많은 돈을 손에 쥐는 방식이다. 이혜천의 에이전트는 임창용의 일을 봐주는 박유현씨다. 두산도 이혜천의 잔류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이진영은 일본 진출에 앞서 원 소속구단 SK와의 협상에 무게를 둘 계획. 구단 역시 “무조건 잡겠다”는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일본에서 좋은 조건을 내걸 경우 마음이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4명 중 나이가 가장 어린데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전에서 남긴 강한 인상이 호재다. 요코하마가 이진영에게 관심을 보인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오히려 많은 에이전트들이 계약을 위해 달려들고 있다는 후문이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