全美경제연구소 대표 지낸 펠드스타인 하버드大 교수
“현 달러 강세는 금융위기 따른 일시적 현상
韓신뢰도 높아져… IMF 도움 받는일 없을것”
“앞으로 달러는 5∼10년 동안 약세를 이어갈 것이며 유가는 80달러 수준이 될 것이다.”
마틴 펠드스타인(사진)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 교수는 4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 강연에서 “현재의 달러화 강세는 금융위기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현상으로 나타난 일시적 현상이지 미 경제의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따른 것이 아니다. 따라서 금융위기가 마무리되는 대로 약세로 돌아서 장기적으로 약세를 이어갈 것이다”라고 말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1977년부터 1982년, 1984년부터 올해 6월까지 전미(全美)경제연구소(NBER) 대표를 지냈고 로널드 레이건 정부 시절 경제자문역을 맡았던 미국 내 대표적인 경제 전문가이다.
그는 “달러의 가치는 현 수준 대비 30∼40%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 두 자릿수 비율로 떨어질 것이고, 그러면 미국의 무역수지 적자가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과거 언론 기고 등을 통해 미국 정부가 환율시장에 개입해 강(强)달러를 만들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을 반박하며 “지금 상황에서는 약달러가 바람직하다”고 주장해 왔다.
유가는 약달러가 되면서 오르기 시작해 5년 내 배럴당 80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펠드스타인 교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은 향후 기대되는 유가 상승률이 (미국) 금리 상승률보다 낮으면 현재 원유 생산량을 늘린 뒤 금리를 받으려 하고 향후 유가상승률이 금리보다 높을 것으로 기대되면 현재 생산량을 줄이는 등 미래 기대수익에 따라 생산량을 조절해 장기적으로 유가 상승률은 금리 상승률과 비슷해진다”고 설명했다.
현재의 금융위기에 대해서는 “과거 어떤 경제 위기 사이클로도 설명할 수 없다”며 “결국 문제의 근원은 미국 부동산 가격의 거품 붕괴에 있고 새로 당선되는 미국 대통령은 무엇보다 미국 주택시장 안정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경제 상황에 대해서는 “한국이 10년 전과 달리 보유외환이 많고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체결로 한국 경제에 대한 신뢰도도 높아졌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의 도움을 받는 일은 생기지 않을 것이지만 한국이 주요 산업국인 만큼 다른 국가가 경기침체를 겪으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