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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도 ‘캐넌 슛’… J리그 컵 정상 신화

입력 | 2008-11-05 03:01:00

현역 시절 ‘캐넌 슈터’로 이름을 날린 황보관 J리그 오이타 트리니타 부사장이 컵대회에서 팀의 우승을 이끌며 경영자로도 성공 시대를 열었다(오른쪽 사진). 1일 컵대회 정상에 오른 뒤 우승컵을 앞세운 채 환호하고 있는 오이타 선수들. 동아일보 자료 사진·사진 제공 아사히신문


선수에서 경영자까지… 13년 몸담은 ‘오이타 맨’ 황보관 부사장

브라질 감독-선수 영입… 日축구와 결합

정규리그서도 4위… ‘더블’ 달성 가시권

‘캐넌 슈터’가 J리그를 정복했다.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스페인 경기에서 시속 114km 중거리 슛을 터뜨려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황보관(43) 오이타 트리니타 부사장 얘기다. 그는 선수나 감독으로서가 아니라 경영자로서 J리그 정상에 섰다.

오이타는 1일 끝난 J리그 야마자키 나비스코컵 결승전에서 시미즈 S펄스를 2-0으로 제압하고 정상에 올랐다. 컵 대회는 4월부터 7개월간 이어져 정규 리그 못지않게 중요한 대회다. 오이타는 정규 리그에서도 선두 가시마 앤틀러스(승점 53)에 2점 뒤진 4위(51점)를 달리고 있어 ‘더블’ 달성도 가능한 상태다. 1999년 2부 리그에 올라왔고 2003년 1부 리그에 올라왔지만 그동안 만년 하위권에 머물렀던 오이타의 반란에 일본 열도가 흥분하고 있다.

황보 부사장은 1995년부터 지금까지 오이타와 함께한 ‘오이타 맨’이다. 그는 3년간 선수와 코치를 겸하다 1999년 유소년팀 감독을 맡았고 2004년 수석코치, 그해 말 감독에 올랐다. 하지만 2005년 말 성적 부진 책임을 지고 퇴임한 뒤 유소년육성부장과 선수강화육성부장 등을 지내고 올해 초 부사장에 올랐다. 오이타 구단은 황보 부사장에게 J리그에서 운영하는 단장 코스를 밟게 하는 등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황보 부사장은 선수부터 부사장까지 올라 일본 축구계의 입지전적인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황보 부사장은 2005년 자신의 후임으로 온 브라질 출신 샴스카 감독과 함께 우승을 이뤄냈다. 그는 일본 축구 문화와 브라질 축구 문화를 조율했다. 또 골키퍼 니시가와 슈사쿠와 모리시게 마사토, 다카마쓰 다이키, 가나자키 무 등 국내파와 웨즈레, 에드미우손, 호베르투 등 브라질 출신 선수들과의 조화를 이끌어 내는 노하우도 전수시켰다. 웨즈레는 정규 리그 7골, 컵 대회 4골을 기록하고 있다.

황보 부사장은 “사실 내가 한 일은 별로 없다. 브라질 감독과 선수들이 일본 선수들과 융화되는 것을 도왔다. 구단 전체가 하나가 돼 큰일을 해냈다”고 말했다.

한편 미조하타 히로시 사장은 20일쯤 우승컵을 들고 한국을 방문한다. 오이타 초대 감독인 고 문정식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에게 우승컵을 바치기 위해서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