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 가입 217명 76억 반환 소송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거액의 손실을 본 국내 투자자들이 수십억 원의 투자금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냈다.
‘우리2star파생상품투자신탁제KW-8호’ 펀드에 가입한 황모 씨 등 217명은 4일 펀드 운용사와 판매사인 우리CS자산운용과 우리은행 등 5개사를 상대로 76억 원의 투자금 반환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냈다. 소송을 맡은 법무법인 신아에 따르면 우리CS자산운용은 지난해 6월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KW-8호 펀드는 BNP파리바가 발행하는 채권 등 장외파생상품에 투자하는 안정적인 펀드’라고 광고했다.
280억 원가량의 투자금을 모집한 우리CS자산운용은 며칠 뒤 사전 통지 없이 거래 상대방을 BNP파리바에서 신용등급이 더 낮은 리먼브러더스로 바꿨다. 이후 올해 9월 리먼브러더스가 파산하면서 KW-8호 펀드는 ‘깡통 펀드’가 돼 투자자들은 투자금을 모두 날리게 됐다.
신아 측은 “우리CS자산운용이 당시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사태로 위기설이 나돌던 리먼브러더스로 거래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바꾸고, 이 사실을 고객들에게 사전에 통지하지 않은 것은 계약에 중대한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CS자산운용은 “수익구조를 맞추기 위해 내부 규정에 따라 거래 상대방을 바꾼 것이며 거래 상대방 변경 사실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띄웠다”고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