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곤(사진) 국제유고전범재판소(ICTY) 재판관이 4일 이 재판소의 부소장으로 선출됐다. 한국인이 국제재판소 부소장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권 재판관은 4일 오후 네덜란드 헤이그 ICTY 재판관 전원회의에서 소장에 선출된 자메이카 출신의 패트릭 로빈슨 재판관의 러닝메이트로 부소장에 당선됐다. 재판소장과 부소장의 임기는 2년이며 1회 연임할 수 있다.
권 재판관은 “이번 선거에서 경쟁자인 소장 후보들이 동시에 러닝메이트 자리를 제의해 와 어느 쪽을 도와야 할지 결정을 내리기 힘들었다”며 “한국인이 글로벌 정의를 확립하는 국제재판소의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유고 전범을 처벌하는 일이 러시아의 반대 등 정치적 이유로 난관에 부닥치는 경우도 많은 만큼 남은 재판을 잘 마무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권 재판관은 법원행정처와 서울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쳐 2001년부터 ICTY 재판관으로 활동하며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전 세르비아 대통령 재판을 비롯한 옛 유고연방의 대량학살과 반인륜 범죄 사건을 맡아 왔다.
헤이그=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