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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집 ‘더 라스트’로 돌아온 더원 ‘3대 신기록’

입력 | 2008-11-05 08:04:00


① 다운로드 1위 OST 가지고 12년간 행사 전무  

② TV 출연은 딱 3회… 얼굴 없는 가수의 ‘대명사’

③ 가수지망생들 트레이너로 월3000만원 벌기도  

“이 바닥에 들어온 지 12년이 지났는데 제 얼굴을 아는 사람이 별로 없더라고요(웃음).”

가수 더 원(본명 정순원)은 ‘신비주의 가수’ 중 한 명이다. 그동안 MBC ‘궁’의 ‘두 가지 말’, KBS 1TV ‘장미빛 인생’의 ‘가시’, SBS ‘온리유’의 ‘사랑할게’, KBS 2TV ‘러브홀릭’의 ‘다시 살아도’, SBS ‘장길산’의 ‘비나이다’ 등 많은 드라마 OST를 불렀지만 TV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해 방송 출연 횟수는 고작 3회. SBS ‘내 남자의 여자’ OST ‘사랑아’가 다운로드 횟수 1위를 기록했음에도 그 흔한 행사 한 번 하지 않았다.

“의도한 것은 아닌데, 음악하는 사람이니까 음악에 더 집중하자고 생각한 거예요. 행사요? 한 번도 안 했어요. 덕분에 이번 음반도 자비로 제작했지만(웃음). 고생한 사무실 식구들을 생각하면 미안한데 제가 추구하는 게 잘못된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더 원은 2년 만에 발표한 2집 ‘더 라스트’는 대중에게 좀더 가까이 다가왔다. 방송 횟수도 점차 늘어가고 있고 무대 위에서 그의 모습을 찾기 쉬워졌다.

신비주의를 탈피했냐는 질문에 그는 “가수는 좋은 목소리만 있으면 홍보 없이도 된다고 믿었는데 그건 이상주의였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연예인은 주목 받아야 하는 특수성이 있으니까요. 여전히 가수가 아닌 다른 분야에서 두드러져야 하는 연예계가 이해되진 않지만 잘 이겨서 올라가야하지 않을까 싶어요.”

더 원은 보컬트레이너로도 유명하다. ‘호랑이 선생님’이지만 워낙 뛰어난 실력 덕분에 가수 지망생이 몰렸다. 트레이닝으로 한 달에 3000만 원 이상 벌 때도 있었다. 그러나 번 돈을 신인가수 육성과 앨범 제작, 사무실 식구 챙기는데 투자했다가 실패라는 쓴 맛을 봤다.

“이쪽 세계라는 게 오렌지주스를 파는 게 아니더라고요. 사람을 통해 대중의 만족감을 충족해주고 이익을 창출하는 거잖아요. 집이 없어서 1년 동안 사우나에서 지낸 적도 있어요. 하지만 이것만은 확실해요. ‘연예인’이라는 타이틀을 가진 사람들은 지하 골방에서 배고파도 좋아서 하는 거예요.”

그도 가수로 마이크 앞에 설 때가 가장 행복하다고 했다. 과거 김건모의 무대를 보며 의욕을 불태우던 스물다섯 청년은 하루에 8시간씩 연습에 매진해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당시 가방에 CD를 100장 가지고 다녔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 가장 연습을 많이 한 사람 중에 한 명이라고 자신할 수 있어요. 사무실에 갇혀 TV를 보며 ‘내가 여기에 있다. 기다려라’라고 살았던 4년 동안이 굉장히 행복했습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사진제공=원엠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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