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조량 줄어들면 체내 항우울 호르몬 분비저하
계속되는 경기 침체 및 유명 연예인의 잇단 자살 소식 등 우울증을 유발하는 여러 요인들이 우울증의 계절인 가을과 겹치면서 우울증 바이러스가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우울증은 누구나 한 번 쯤 겪을 수 있는 흔한 심리적 문제다. 그러나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오랜 기간 지속될 수 있으며, 사회생활과 대인관계에도 심한 장애를 가져올 수 있다. 불면증을 불러오기도 한다. 우울증과 불면증이 심해지면 자살과 같은 치명적인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에 초기에 적절한 대처가 필요하다.
○ 가을이면 늘어나는 우울증 환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국내 우울증 환자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5년 46만 여명, 2006년 48만 여명, 2007년 52만5000여명으로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우울증 환자들은 가을에 더욱 증가한다.
가을이 되면 일조량이 부족해지면서 항 우울 효과가 있는 세로토닌 분비는 저하되는 대신, 정신을 차분하게 하는 멜라토닌 같은 신경전달물질의 분비는 증가해 우울증이 생기기 쉽다.
이 같은 계절성 우울증은 무엇보다 일조량이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하루에 30분 이상 햇빛을 충분히 봐야 예방이 가능하다. 만약 2주 이상 우울한 기분이 지속된다면 일반 우울증으로 이어져 상황이 심각해질 수 있기 때문에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정신과 약물을 복용한다는 사실에 거부감을 느낀다. 아직까지 사회적 인식이 안 좋다보니 본인도 정신과에 가려 하지 않고 주변의 권유도 불쾌하게 생각한다.
더웰스페이스 메타심신치유센터 최영희 원장은 “우울증은 제대로 치료받으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극복이 가능한 문제이지만 치료를 지연하거나 포기하면 자살에 이를 수도 있을 정도로 후유증이 심각한 경우도 있으므로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우울증의 또 다른 이름, 불면증
불면증은 우울증과도 매우 밀접한 관계에 있다. 우울증의 한 증상으로 불면증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불면증으로 인해 우울증이 오는 경우도 있다. 노스텍사스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불면증 증상이 있는 청소년들은 우울증이 발병할 위험이 2.3배 높게 나타났다.
그렇다면 불면증을 이기고 잠을 잘 이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수면제 및 수면 유도제를 먹지 말아야 한다. 물론 소량의 약은 숙면을 취할 수 있게 도와주지만 점차 내성이 생긴다는 것이 문제다.
숙면을 취하고 싶다면 수면제와 약물이나 알코올 대신 따뜻한 우유를 마시는 것이 좋다. 잠을 유발하는 화학물질이 분비돼 숙면에 도움이 된다.
자기 전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만약 이 같은 방법으로도 숙면을 취하기 힘들다면 반드시 전문의의 도움을 받아 정상적인 수면 상태로 되돌아가야 한다.
도움말|최영희 더웰스페이스 메타심신치유센터 소장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