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미국 민주당 대통령 후보가 유세도중 한 한국인 유학생과 나눈 대화 동영상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정확한 날짜와 장소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민영신'이라고 자신의 이름을 밝힌 대학생이 오바마 상원의원에게 "만일 당신이 미국 대통령이 된다면 어떤 남북한 정책을 펼칠 것인가?"라는 질문에, 오바마 후보가 답변한 내용을 담은 4분가량의 동영상이다.
그가 한국인임을 확인한 오바마는 즉석에서 "안녕하세요?"라고 비교적 정확한 발음으로 인사해 그를 깜짝 놀래켰다. 오바마의 깜짝 한국어에 참석한 청중들이 박수로 놀라움을 표하기도 했다.
유년시절 하와이와 인도네시아에서 생활한 오바마는 상당수 아시아 국가들의 언어와 문화를 익히고 있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어 오바마는 남북한 문제에 대해 외교적인 측면과 산업적인 측면으로 나눠 약 4분간 의견을 개진했다.
우선 외교적 관점으로는 "한국과는 강력한 우방(Strong ally)이지만 북한과는 친구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 이유로는 북한이 핵무기를 개발해 시리아 등 위험 국가로 수출하는 점을 근거로 내세웠다.
하지만 자신의 북한 접근법이 부시와 완벽하게 일치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부시의 외교적 접근을 비판한 것이다.
"친구뿐만이 아니라 '적'과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북한과 의사소통을 한 결과, 잠재적으로(potentially) 그들이 핵무장 해제를 할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할 수도 있고, 또한 어떤 핵기술과 핵물질을 개발해서 다른 나라들에게 제공을 했는지의 여부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오바마는 한국에 대해서 외교적 측면보다 무역 불균형 문제를 지적했다.
"한국은 우리의 '강력한 우방'이지만, 한가지 걸리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자동차 수출입 문제 입니다. 한국차들은 미국 수출이 자유롭지만 반대로 미국차가 한국으로 진출하는 데는 많은 제약이 따릅니다. 무역이라는 것은 일방통행이 아닌 쌍방향의 공정한 수출입이 이뤄져야 압니다. 미국 노동력의 경쟁력은 세계 1등입니다"
이 같은 발언 내용에 대해 국내 누리꾼들은 "오바마의 균형 잡힌 외교적 시각에는 만족하지만, 자동차 산업에 대한 인식에는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몰락하는 미국의 자동차 산업을 직시하지 못한 채 미국 동북부의 자동차산업 노동자 표만을 고려한 정치적 발언이라는 지적이다.
정호재 기자demi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