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5일 진행 중인 미국 대선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후속 외교절차 준비에 나섰다.
미 현지 언론의 출구조사가 속속 발표되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당초 예상대로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으나 아직 공식 반응을 내놓지는 않고 있다.
청와대는 미 대선 결과에 관계없이 한미 양국간 전략적 동맹이 굳건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과 대북정책 등에 미칠 영향에 주목하는 모습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외교채널 등을 통해 파악한 결과 오바마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이에 따라 공식 논평, 축전 발송 등의 실무적인 후속 외교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민주당으로 정권교체가 되든 공화당 정권이 유지되든 양국 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며 "이번 대선을 계기로 한미 공조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또 다른 관계자는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 후 조지 부시 대통령과 두터운 우애를 쌓으면서 한미관계가 한층 좋아졌던 게 사실"이라며 "앞으로 새로운 대통령과 다시 정상외교를 해야 한다는 점이 부담이며, 특히 오바마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끈끈한 관계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특히 "민주당이 집권할 경우 북한문제가 미국의 대외정책에서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면서 "오바마 후보가 선거기간 한미 FTA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 왔던 만큼 FTA 등 통상정책 기조의 변화에도 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 참모는 "아직 구체적으로 검토되지는 않고 있으나 각 분야에서 대표단을 파견하는 방안도 가능할 것"이라며 "오바마 후보와는 직접적인 인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게 사실이어서 앞으로 외교라인에서 해야 할 일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열린 '글로벌인재포럼 2008' 개막식 참석에 앞서 미 대선 진행상황을 보고받았다. 이후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김성환 외교안보수석 등에게 후속 외교절차에 만전을 기할 것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외교통상부 등을 통해 이 대통령과 미 대선 당선자와의 전화통화와 함께 15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G20 다자정상회의에서의 회동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으나 성사 여부는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