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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쇼핑 쿠폰 경쟁에 신나는 구매자

입력 | 2008-11-06 16:24:00

한 인터넷 쇼핑몰 업체에서 발행한 할인쿠폰.


회사원 조모(39) 씨는 최근 자신의 승용차에 끼울 전구를 인터넷 최저가 보다 약 5% 더 저렴하게 구입했다.

가격비교 검색을 통해 찾아낸 물품이 마침 쿠폰 행사 중이었던 것.

물건을 구입하고 며칠 뒤.

조씨에게 해당 인터넷 쇼핑 업체에서 광고성 이메일을 보내왔다.

평소 스팸메일은 열어보지 않고 지우는 조씨.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업체에서 보내온 메일에는 5%, 3000원 할인쿠폰, 구매등급 5000원 쿠폰, 11월 우수회원 감사 2000원 쿠폰 등 7종류의 쿠폰이 담겨 있었다.

조씨는 "요즘은 인터넷 최저가가 아닌 '인터넷 최저가+쿠폰 할인가'에 물건을 사지 않으면 손해 본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말했다.

최근 인터넷 쇼핑몰 업계에서 때 아닌 '쿠폰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11번가, 옥션, G마켓 등 인터넷쇼핑몰들이 일부는 시장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일부는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앞 다퉈 쿠폰을 발급해 물건값을 깎아주고 있는 것.

가장 적극적인 업체는 11번가. SK텔레콤이 운영하는 11번가는 후발주자라는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서비스 초기부터 쿠폰 공세를 벌이고 있다.

11번가는 인터넷 최저가 보다 값을 더 떨어뜨릴 수 있는 쿠폰의 힘으로 서비스 시작 불과 6개월여 만에 오픈마켓 업체 3위로 올라섰다.

옥션 G마켓 등 기존 업체들은 그 동안 쿠폰 발급을 자제해 왔다.

하지만 자금력을 앞세운 11번가의 쿠폰 공세가 멈추지 않아 최근 들어 적극적으로 쿠폰을 제공하고 있다.

옥션은 '신규회원'에게 물건값을 추가로 깎아주는 쿠폰 서비스로 회원수 늘리기에 나서고 있으며 G마켓도 LG텔레콤과 손을 잡고 LGT 가입자에게 물건 값을 깎아주는 쿠폰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 밖에 '우수회원 쿠폰' '등급별 쿠폰' '감사 쿠폰' 등 다양한 명분을 만들어 물건 값 깎아주기에 나서고 있다.

쿠폰으로 할인되는 금액은 판매자가 아닌 11번가, 옥션 등 중계 업체의 부담. 이때문에 오픈마켓 업체들이 쿠폰 발급량을 늘릴수록 판매자와 구매자는 당장 이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오픈마켓 업체들은 늘어나는 비용 때문에 울상을 짓고 있다.

한 오픈마켓 업체 관계자는 "이미 한 대기업이 오픈마켓 시장에 진출했다가 쿠폰 발행에 따른 비용 부담을 견디지 못하고 사업을 접은 선례가 있다"며 "과도한 쿠폰 발행으로 왜곡된 가격은 회복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발행량을 일정 수준으로 제한해야 하나 요즘은 경쟁이 워낙 심해 발행량을 줄일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나성엽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