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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窓]“증인은 재판장 눈을 보세요”

입력 | 2008-11-07 02:58:00


문국현대표 선거법 위반혐의 재판서

이한정의원 증언 신빙성 도마에 올라

질문과 관계없는 답변 쏟아내며 항변

“증인. 재판장 눈만 보고 답하세요. 왜 답을 하면서 피고인(문국현)석을 살피고 미소를 보내곤 합니까.”

6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대법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이광만) 심리로 열린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온 같은 당 이한정(구속) 의원에게 이 부장판사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이날 증인 신문은 이 의원이 당에 건넨 돈이 ‘공천 헌금’인지를 가리려는 것. 그러나 이 의원의 오락가락한 증언으로 돈의 성격이 아닌 증언의 신빙성 자체가 도마에 올랐다.

허위 학력 기재 혐의 등으로 1심에서 징역 3년형을 선고 받은 이 의원은 검찰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문 대표가 비례대표 2번을 줄 테니 도와달라고 해서 당에 6억 원을 건넸다”고 진술했다. 이 때문에 문 대표는 기소됐지만, 이 의원은 최근 “검찰이 술을 먹이며 회유 협박해 거짓 진술을 했다”고 말을 바꿨다.

이날 검사의 추궁이 이어지자 이 의원은 “에덴동산의 사과를 주듯 상대방의 생명을 짓밟는 패륜 검사가 있다”는 등의 질문과 관계없는 답변을 쏟아냈다.

묵주를 손에 감고 나온 이 의원은 말이 막힐 때면 “시간 맞춰 하루에 세번 기도하고 봉사활동을 통해 인간 상록수를 닮아가고 있다”고 종교생활을 강조했다. 심지어 “(재판 과정을) 하느님과 땅이 보고 있다”고 검사에게 호통을 치다 제지를 받기도 했다.

재판장은 “이곳은 법정이지 종교행사장이 아니다. 자꾸 하느님을 거론하는데 다년간의 재판 경험상 그런 말은 오히려 오해를 살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측이 핵심 없는 공방을 이어가자 참다못한 재판부는 6억 원의 출처와 성격, 반환 계획 등을 직접 물었다. 이 의원은 “문 대표를 믿고 빌려줬고 쉽게 돌려받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답했고, 문 대표도 “정부보조금 등으로 이 의원에게 빌린 돈을 갚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식 기자 bell@donga.com